지난 대한민국 국수 명가열전! -서울과 수도권편(바로가기)-을 보시고 국수 한 젓가락 하고 오셨나요? 겨울 같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다 다시 쌀쌀해지는 날씨를 온 몸으로 느끼는 요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실 꺼 같아 저 하모니양이 재빠르게 국수 명가열전! - 지방편-을 들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지난 시간에 예고해드렸기 때문에 언제 다시 하모니양이 찾아올까~ 기다리셨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국수 여행, 지금 시작합니다!!^^
함께 떠나는 국수 로드 여행
지난 시간에 익숙한 국수 맛집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비빔국수, 칼국수, 들깨국수 등 낯설지 않은 국수 이름들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오늘은 지방편 답게 그 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정한 국수 명가 열전들을 모으다 보니 다소 생소한 국수 이름들을 많이 보시게 될 거예요. 하지만 그런 생소함은 곧 재미있는 호기심으로 바뀔 거라 장담합니다^^ 워낙 국수 여행지가 많아 다 돌 수는 없지만 엄선해서 고르고 고른 국수 명가 열전!!을 저 하모니양과 함께 하신다면 훨씬 재미있는 국수 로드 여행이 되겠죠??
안동 건진 국수는 대표적인 '안동 양반님네'음식인데요, '수중군자'라 불리는 기품 있는 생선인 은어를 달여 낸 육수에 가늘디 가는 국수를 말고 실고추, 애호박, 파, 계란 흰자위와 노른자위 등 오색 고명을 얹어 먹는 국수랍니다^^ 콩가루와 밀가루가 같은 비율로 섞어 반죽을 하고 홍두깨로 밀어 국수의 면발을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수는 항상 조밥과 계절에 나는 각종 푸성귀가 함께 차려져 나옵니다. 국수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른데 조밥이 함께 나오는 이유는 국수가 소화가 잘 되어 배가 빨리 고파지는 것을 염두에 둔 차림이라고 합니다 ^^
헛제사밥-간고등어-식혜와 함께 안동의 4대 향토음식으로 꼽히는 안동 건진 국시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한 육수의 맛을 자랑하는데요, 하지만 현재 원가를 맞출 수 없어 많은 국수가게들이 사라진 안타까운 현실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동국시 맛집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지만 저 하모니양이 소리 없이 강한 안동국시 맛집을 찾아왔습니다 ^^
일본 NHK에서 취재하고 갈 정도이지만 낮 12~2시까지 국수의 면이 다 떨어질 때까지만 장사를 하기 때문에 쉽게 노출이 안되었는데요, 손이 고운 할머니께서 혼자 조용히 운영하시는 가게이며 직접 면을 뽑기 때문에 면이 보들보들~ 식감이 굉장히 좋답니다 ^^ 친할머니가 끓여주는 맛있는 국수 한 그릇 어떠세요? [위치 : 안동 서부 초등학교 정문 건너편 ]
생선고기? 왠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이 조합. 정체가 뭘까요??
한반도 국수는 '산에서 내려왔다'는게 정설이죠. 강원도 등 산간지방에서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메밀로 국수를 뽑아 먹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충청도 생선국수는 강에서 온 국수인데요, 금강 상류에서 잡힌 민물고기로 육수를 내고 곰탕 끓이듯 푹 고아 육수를 내는 것이 생선국수의 특징이랍니다^^ 생선국수는 금강 줄기를 따라 충북 옥천, 충남 금산, 정북 무주 등지에서 주로 먹죠.
생선 국수로 유명한 '선광집'은 서금화(81) 할머니가 47년째 한자리를 지켜온 가게인데요, 금강 상류에서 잡히는 자연산 민물고기로 육수를 내는 선광집은 직접 민물고기를 공급받아 선광집 주방에 가면 어시장에서 볼 수 없는 팔뚝만 한 누치와 칠이어, 월척급 붕어가 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민물고기를 새벽부터 우려내는데, 이 육수가 떨어지면 영업도 끝나기 때문에 고정된 영업시간이 없습니다;
충북의 대표 맛집으로 유명한 선광집은 평일에는 100~150 그릇, 주말에는 200 그릇 정도를 내는데 입소문이 자자해서 소문 듣고 찾아오는 외지 손님이 더 많습니다. 민물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아 서울에 분점을 낼 수 없어 생선고기의 맛을 보기 위해서는 직접 지역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맛의 가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맛을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팥죽'하면 동지 때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전라도에서는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첫째: 팥칼국수를 전라도에서는 '팥죽'이라 부른다는 것.
둘째: 동지 때보다 복(伏)날에 팥칼국수를 먹는다는 것.
이 두 가지 다른점이 생소하게 느껴지시죠^^? 추운 겨울보다 푹푹 찌는 더위에 먹으면 더 맛있다는 전라도 팥 칼국수는 전라도에서는 겨울 음식이 아니라 여름음식으로 여겨지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잘사는 양반네들이 삼계탕이나 고기를 먹는다면 서민들은 이 팥칼국수를 먹으며 보양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팥은 '열을 내려주고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이 있다고 하니 괜한 말이 아니죠^^?
팥이 유독 많았던 지방특색으로 인해 전통처럼 내려온 팥 칼국수는 밀가루 반죽까지 포함하여 손님 앞에 내오기까지 꼬박 하루라는 시간이 걸리는데요,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정성까지 포함되어 나오기 때문에 팥 칼국수의 진한 감미로움이 느껴지는가 봅니다 ^^
2000원에서 3000원의 값이면 이 정성 가득한 팥 칼국수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습니다. 5일에 두번 열리는 장터인 광주의 말바우 시장에서는 오래된 팥죽집이 여러군데 있는데요, 그 중에 장이 서지 않는 날에도 항상 여는 '매일 팥죽'이란 맛집을 소개해드릴게요~ 한 해마다 껑충 뛰어오르는 재료값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만 하면 된다고 가격을 쉽게 올리지 않는 이곳 사장님의 고운 마음이 음식에 베어 있어서 팥 칼국수의 진한 맛이 더욱 더 감미롭게 혀를 자극하는 팥죽집이랍니다^^
그런데.. 동지죽은 뭐고 팥죽은 뭔지 모르시겠다구요? 팥죽은 앞에서 말씀 드린 대로 고아낸 팥물에 국수면이 있는 것을 말하며 동지죽은 면 대신 찹쌀로 빗어낸 옹심이가 들어있는 음식입니다.
소금이나 설탕을 조금씩 뿌려 진한 맛과 달콤함이 어울러진 팥칼국수 한 그릇 하며 추운 몸을 따뜻하게 해주세요 ~~
제주도 고기국수의 역사는 다른 지역 국수에 비해 그리 길지 않는데요, 국수는 제주에서 대대로 먹던 전통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전쟁 이후 근대화가 되면서 생겨난 음식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주에는 밀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오히려 메밀이 그보다는 더 보편화되어서 메밀 수제비 등의 음식이나 메밀국수도 만들어 먹기는 했으나 그것도 임산부를 위한 별미로 먹었을 만큼 흔한 음식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
어쨌든 정확한 유래를 꼬집어낼 수는 없지만 지금은 향토음식으로 자리잡은 고기국수는 다른 국수와 달리 육수부터 남다른데요, 돼지뼈를 24시간 푹 고아내서 고명으로 오겹살을 얹어 안주로도 먹는 국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 도민들은 해장으로 고기국수를 먹기 때문에 국수 골목은 자정을 넘기면서 더 복잡해지는 진기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답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메뉴판에는 딱 두가지 메뉴만 있습니다.
' 골막국수, 골막 곱빼기'
이렇게 두가지 메뉴만 있는 골막식당은 주민들과 여행객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한 고기국수의 맛집인데요, 제주도에 가면 흑돼지 뿐만 아니라 고기국수도 놓치지 않고 먹어야 하겠죠^^?
고명으로 올려진 두툼한 고기도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제주산 고기이기 때문에 먹는 행복감이 2배가 됩니다~
고명 외에도 고기국수의 특징은 면발이 굉장히 두껍다는 점인데요 일반 소면이나 중면이 아닌 대면을 쓰기 때문에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삶아 제공하여 쫄깃하면서도 적당히 끊기는 맛이 있어 시원한 육수와 좋은 궁합을 이룹니다. 제주도산 고기가 함께한 국수~ 저 하모니양은 생각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것 같네요^^
한국의 면 요리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별미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강원도 정선에는 이름이 재미난 명물 국수가 여럿 있는데요, 그 중에 너무 맛있고 면발이 탄력 있어 후후룩 먹다보면 콧등을 쳐서 '콧등치기'라 이름이 붙여진 콧등치기 국수에 대해서 소개해드릴게요 ^^
원래 '콧등치기 국수'는 '느름국'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메밀로 빚은 반죽을 칼국수처럼 눌려서 늘여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꼴뚜국수, 깔뚝국시, 메밀국수'라 불리며 여러 이름을 가졌던 콧등치기 국수는 어느새 재미난 이름으로 정선의 별미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콧등치기 국수는 알면 알수록 슬픈 음식인데요, 오지였던 정선. 나흘 동안 길을 걸어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는 곳이라 정의했을 정도로 70년대 이전까지 정선 사람들은 우울한 지역에서 배고픔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았다고 합니다. 쌀밥을 구경하기 힘든 시절, 메밀로 만든 콧등치기 국수는 허기를 '속이기'에 안성맞춤이였는데요 쉽게 배가 부르지만 쉽게 배가 배가 꺼져 김내식 시인은 이러한 콧등치기 국수의 특징을 시로도 표현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콧등치기 국수 . 2008년
'정신 없이 먹다보면 뱃가죽이 벌떡 솟아 올챙이 배가 되나
참으라던 오줌을 누고 나니 도로 품 꺼지더라 '
별미라는 이유로 관광객들만 많이 가는 음식점이 아닌 동네 주민들에게 훨씬 인기 있는 맛집이야말로 진짜 맛집이죠. 콧등치기의 진정한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이 곳은 콧등치기 국수의 참맛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기대 이하였다는 평이 많은 다른 콧등치기 맛집과 달리 이곳에 다녀온 분들은 모두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반해 맛있다는 평을 마구마구 남겨주신 진짜! 맛집이랍니다~^^ 후회 없는 콧등치기의 맛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이 곳을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국수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드시지 않나요? 지방에 따라 지역에 나는 재료에 따라 생겨나는 국수의 탄생 배경 덕분에 다양한 국수를 접하게 되는데요,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시는 분은 쉽게 다녀오시지 못하겠지만 먹고 싶은 국수를 콕! 집어 기억해 두셨다가 그 지방에 갈 기회가 있으시면 놓치지 않고 국수를 즐겨보세요^^ 조상들의 삶과 멋이 담긴 국수 한 그릇이면 훈훈한 마음까지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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