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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필진 칼럼/절세/재무설계

미국 자산매입 축소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 박준성의 World Macro Issue

미국 자산매입 축소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 박준성의 World Macro Issue

 

 

 

미 연방준비제도에서 양적 완화 규모를 축소 할 수 있다고 말한 다음 전세계적으로 주식, 채권, 환율 모두 폭락을 보이는 현상이 발생 하였습니다.

분명 미국은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과연 왜 이렇게 금융시장은 혼란을 겪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작은 마을의 중앙 광장.

단상 위에 올라가 있는 한 명이 소리칩니다.

 

무이자로 돈을 빌려 드립니다~ 모두 가져다 쓰세요~”

무이자로 돈을 빌려 드려요~ 거저 가져가세요~”

이걸로 차도사고, 집도사고, 은행에만 넣어둬도 이자가 붙는데 얼마나 좋아요!”

  

돈을 무이자로 빌릴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웅성웅성 모여 무슨 일인가 살펴봅니다.

모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말만 귀에 들어올 뿐, 언제까지 인지, 어느 순간 이자가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말해줘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은행 이자가 낮다 하더라도 무이자로 빌려서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쌓이니깐요.

난 절대 내 돈으로만 투자 할꺼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바보소리를 듣기 일쑤지요.

 

이렇게 사람들은 웅성웅성 돈을 빌려 여기저기 쓰기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좋은 차를 뽑아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누군가는 으리으리한 집에서 여가를 누리고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안정적으로 은행 예금으로 보관해 두고 이자만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강단에 서있던 사람이 다시 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이자는 오늘까지!” “빌려간 사람들 다 갚아요!”

만약 일주일 내로 못 갚으면 년 10%, 한달 안에 못 갚으면 년 20%입니다.”

 

갑자기 마을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차를 샀던 사람들은 부랴부랴 중고차 시장에 차를 가져다가 팔기 시작하고, 부동산 시장에도 급매로 나온 집들이 넘쳐날 것 입니다. 예금을 찾으러 사람이 몰리자 은행은 지급 불이행에 빠지게 될 것 입니다.

그 뒤의 모습은 뻔히 상상이 가시죠? 마을은 혼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런 혼란의 상황을 국가 단위로 범위를 넓히면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혼란. 바로 케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케리 트레이드(Carry Trade)이자율이 싼 나라의 돈을 빌려다가 이자율이 높은 나라의 통화를 매입하거나 채권, 주식들에 투자를 하면서 이익을 얻는 방법입니다. 금융 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기에 레버리지(지렛데 효과)를 가중하게 되었고, 갑자기 돈을 되갚아야 하게 되면 자금의 유출이 강력하게 발생하는 것 입니다.

 

지금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에서 달러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며 혼란이 가중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미 연준은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고자 오랜 기간 동안 양적 완화를 시행해 왔습니다. 이자율도 엄청 낮추고, 달러화가 많이 풀리니 달러화의 가치도 하락했습니다. 달러를 빌려다가 맘껏 투자하기에 너무도 좋은 환경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파티는 끝나는 법이죠.

그 동안 양적 완화의 이유로 둔화하던 경제성장이 이제 안정적인 회복기로 접어들었고, 미 연준에서는 앞으로 자산매입을 줄이겠다는 언급을 하였습니다.

 

이상하리만큼 낮았던 금리는 곧 급등으로 이어졌고, 더 이상 달러가 공급되지 않을 우려로 인해 달러화 가치의 급등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빨리 돈을 회수해서 손실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급속히 팔기 시작하였고, 그 동안 자금이 들어와있던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 채권, 통화 모든 가치가 폭락을 하게 된 것 입니다.

지금 시장에 혼란을 가지고 온 달러케리트레이드 청산 이 일어나고 있는 것 입니다.

 

물론, 이 움직임이 당장에 일어난 것은 아니고, 미국이 경제 회복을 보이며 꾸준히 이슈화 되었고, 시장에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 연준의 발표 이후 움직임이 급격화 된 것 입니다.

 

 

 

투기 자금이 많이 몰려 있던 신흥 국가, 성장 국가들로 불리던 지역들의 주가, 통화, 채권 가치의 흐름입니다.

 

중요한 기간은 5 22에 벤 버넹키 연준의장이 의회에서 양적 완화 축소를 언급하였고, 6 19 FOMC회의에서 양적 완화 축소를 언급하였습니다.

 

모든 가치는 5월 달을 기준으로 100으로 하였습니다.

자금이 급속하게 빠져나가면서 주식, 채권, 통화 모든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MSCI 인덱스로 표시된 각 지역별 주가상황입니다.

 

 

자금이 나가며 주요 국가들의 주식이 폭락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 없이 주식시장에서 많은 하락을 했습니다.

5 22일부터 하락을 해오다, 6 19일에 급락을 보였습니다.

 

 

통화 가치의 경우 FOMC연설 이후 하락폭이 훨씬 강합니다.

자본의 유출입을 통해 통화가치가 계산되기에, 자본이 나가며 각 나라들의 통화가치도 하락하였습니다.

 

 

 

 

투기 자금이 많이 몰려있던 원자재 가격 입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올라오게 되었던 원자재 가격 또한 급격히 하락하였습니다.

의회 증언때는 그렇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FOMC회의 영향이 크게 작용 하였습니다.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며 급등하게 된 10년 국채 수익률 차트입니다.

국채수익률도 5 22일부터 상승기는 하였지만, FOMC에서 정식적 발표가 있은 다음에 자금 유출이 강해졌습니다.

 

국채 수익률 차트는 유일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것은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비례이기 때문입니다.

국채가격과 수익률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에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지금까지 버넹키 쇼크로 알려진 이번 FICC시장(채권, 통화, 원자재)에서의 충격에 대해서 설명해 보았습니다.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며 모든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 공급이 중단 된다면, 이러한 자산가치의 하락은 지속될 것 입니다.

 

여기까지 이번 World Macro Issues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