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타(Sonata)를 통해 변화에 대처하는 생존코드를 읽다! - 김남길의 베토벤을 읽는 남자
소나타(Sonata)를 통해 변화에 대처하는 생존코드를 읽다!
- 김남길의 베토벤을 읽는 남자
너무 익숙해서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으면서 흘려 들었던 음악의 형식 중에 "소나타"가 있다.
오늘은 클래식 중, 소나타(Sonata)의 정의와 유래를 살펴보고, 나름의 교훈을 정리해봤다.
대신 Balance 핵심정리
• 소나타(Sonata): 기원은 16세기 프랑스 성악곡 샹송으로, 이후 칸초네에서 소나타로 발전
• 소나타의 발전 과정: 프랑스 → 이탈리아 → 기악곡 → 소나타 → 베토벤의 완성
• 소타나가 주는 교훈: "변화하는 환경의 생존코드는 탄탄한 기초에 있다"
1. 소나타(Sonata)의 정의와 유래
소나타(Sonata)에 대해 알아보려면 먼저 소나타의 정확한 정의를 알아야 할 터.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창에 '소나타'라고 타이핑했다.
검색결과로 "2014년 신형 쏘나타(소나타가 아니라 "쏘나타"라 했다)가 출시되었으니 들어 오라"는 링크가 뜬다. 다른 사이트도 피차일반이다. 해외사이트에 가봐도 마찬가지… 일본 야후에 가봐도 마찬가지…
결국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은 곳은 위키피디아다. 역시 지식정보 검색은 위키피디아가 진리인 듯! 위키피디아가 전하는 소나타의 정의는 너무 장황하고 지루해서 집어치우고 싶어진다.
그래서… 여기서는 간단히 요약했다!
기원: 프랑스의 성악곡 '샹송' → '칸초네' → 소나타
16세기 초엽, 프랑스 성악곡 '샹송'이 이탈리아에 전해져 17세기 중엽에 오르간이나 기악합주곡으로 발전했다. 이를 '칸초네' 또는 '칸초네 다 소나레'로 불렀으며, 이는 '악기로 연주되는 노래'라는 의미다.
칸초네는 당시 한 개의 악장 형식이었다. 그러다 17세기 후반에는 2개에서 4개까지 여러 개의 악장을 가진 곡으로 확대되는데, 성악곡은 '칸타타'가 되고, 기악합주곡은 '소나타'가 된다.
바로크 시대, 소나타의 전성기로 다양한 악기구성이 특징
바로크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나타의 악기구성이 다양해진다.
마치 성악의 성부에도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여러 성부가 있듯,
기존의 오르간 단독구성에 바이올린, 첼로, 합시코드 등 여러 악기가 더해진다.
내용도 풍부해져서 악장 안에서도 "천천히-빠르게-천천히-빠르게" 등으로 단조로움을 탈피한다. 또한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여러 작곡가들, 비발디, 스카를라티, 바흐, 헨델 등의 노력으로 변화와 진보를 거듭해 소나타가 진정한 '대세'가 된다.
18~19세기, 소타나의 완성
그렇다고 해도 소나타가 오늘날 우리들에게 이렇게 각인될 정도로 완성된 것은 그 이후다.
18세기 후반 하이든과 모챠르트가 소나타의 터를 닦았고, 19세기 초반 나의 친구 베토벤이 소나타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완성된 소나타의 양식은 빠르기나 성격을 달리하는 다음의 3~4개 악장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서는 심포니 7번의 악장구성을 예로 들어 본다.
1악장: 빠르게(알레그로) - 여러 성부가 중창하는 느낌의 소나타형식
➡ 베토벤 심포니 7번 1악장 : 서주는 Poco sostenuto 이후 Vivace
2악장: 느리게(아다지오) - 하나의 성부가 독창하는 느낌의 리드형식
➡ 베토벤 심포니 7번 2악장 : 조금 빠르게이지만 실제로는 느리게
3악장: 조금 빠르게(스케르초 또는 미뉴에트) - 여러가지 느낌이 나는 복합형식
➡ 베토벤 심포니 7번 3악장 : Presto 스케르초
4악장: 빠르게(알레그로) - 하나의 주제를 두고 반복하는 느낌의 론도 또는 소나타
➡ 베토벤 심포니 7번 4악장 : Allegro con brio 소나타
출처: 유튜브, 클래식의 숲(Classical forest)
베토벤이 소나타를 완성한 이후, 낭만파 작곡가들(이들의 이름을 나의 친구 베토벤 이름 옆에 올리는 것은 무례일 것 같아 여기서는 생략!)에 의해 소나타는 형식상의 변화 없이 개성이 더해진다.
지금까지 클래식 음악의 뼈대와 같은, 핵심적인 형식 '소나타'에 대해 알아봤다.
요약하자면, 소나타는 프랑스 성악곡인 샹송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세속적인 가곡' 샹송이 이탈리아로 넘어 오면서 마치 세포 분열하듯 발전하여 결국 '음악의 신'의 반열에까지 오르며 흔히들 '악성'이라고 부리는 베토벤에 의해 오늘날의 소나타가 완성된 것이다.
2. 소나타(Sonata)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귤화위지: 제나라 안영의 일화
중국 역사서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최고의 명재상으로 추앙한 제나라 '안영'의 일화를 살펴보자.
어느 날 안영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자, 초나라 영왕은 안영을 욕보이려고 마음먹었다.
마침 영왕이 저자거리에서 도둑질을 하다 잡혀가고 있는 제나라 출신의 죄인을 목격했다.
그는 안영에게 "제나라에는 원래 도둑놈들이 많은가?"하고 질문했다.
안영은 이에 '귤화위지(橘化爲枳 : 강남에 있던 귤을 강북으로 가져와 심으니 탱자가 되었다는 뜻)'라는 사자성어를 들어 '제나라에 있을 때는 환경이 좋아서 선(善)했으나, 환경이 좋지 않은 초나라에 오니 악(惡)하게 된 것'이라는 의미를 전해 영왕을 보기 좋게 한방 먹였다.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생존코드, 소나타!
귤화위지가 던져주는 교훈을 필자는 소나타에서도 읽었다.
16세기! 여전히 절대군주의 지배 아래 있으면서 중세시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프랑스. 그런 프랑스에서는 성악곡에 머물렀던 샹송이 단테, 보카치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의 인문학적 토양을 바탕으로 교황의 지배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떨쳐 일어선 마키아벨리의 나라, 이탈리아로 넘어와서는 성악곡의 한계를 넘어선다.
그리고 기악곡으로, 다시 다양한 악장으로의 변화를 시도해 수많은 음악적 자산을 만듦은 물론, 온 인류의 자랑인 나의 친구 베토벤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탄탄한 기초'가 생존코드의 핵심!
오늘날 숱하게 많은 사람들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생존코드로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대응'을 꼽는다. 도덕교과서에 나올만한 얘기들이어서 솔직히 진부해 보이기까지 하다.
소나타의 진화과정을 통해서 볼 수 있듯, 중요한 것은 삶의 토대가 되는 인문학과 문화, 예술, 그리고 정치적 환경의 준비, 즉 '기초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환경적인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대포로 '적극적으로 뛰어 나가라'는 것은 총탄이 난무하는 전장에 칼 들고 돌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필자가 소나타에서 읽은 변화에 대응하는 생존코드는 바로 '탄탄한 기초'다.
기초가 탄탄하면 오래간다. 지금은 깊은 골짜기에서 헤매고 있더라도, 어려움을 참고 견뎌내다 보면 언젠가는 높은 산 정상에도 오를 수 있는 것이다. 클래식 얘기에 잡설이 길었다.
다음 편부터는 '악성 베토벤'을 탄생시킨 소나타 아니, 나의 친구 베토벤이 완성한 소나타 형식의 꽃, '실내악곡'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클래식에 길들여져 보자.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8번
1악장 Grave — Allegro di molto e con brio
2악장 Adagio cantabile
3악장 Rondo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