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DS Activities] 그렇게 그녀는 피아니스트가 된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 28. 10:52



[DS Activities]

그렇게 그녀는 피아니스트가 된다

대신송촌문화재단 장학생 피아니스트 문지영


연주는 시간 예술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어제 들은 연주와 오늘 들은 연주는 같은 곡일지라도 나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다르며 마찬가지로 연주자의 마음가짐도 다르다. 그렇기에 평생을 걸쳐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21살의 피아니스트, 문지영. 그녀에게서 피아노를 뺀 삶은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강초희|사진 조상철


피아니스트 문지영

1995.12.19 /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재학


수상 경력

2015 제60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14 제69회 제네바 국제 콩쿠르 피아노부문 1위

2012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 바렌라이터 특별상

2012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 1위

2009 폴란드 루빈스타인 청소년 국제 콩쿠르 1위


놀이하듯 몰입하고 즐기다


"피아노가 좋아요. 진짜 너무너무 좋아요." 어떤 대상을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애정을 이렇게까지 숨김없이,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그래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문지영 피아니스트를 보면 '무아지경'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콩쿠르나 무대에서 연주를 할 때 긴장감보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자세로 임해요. 연주 그 자체를 즐기려 하죠."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에서 우승을 휩쓸던 문지영은 성인이 된 후 한층 더 성숙하며 안정감 높은 연주로 2014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2015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를 거머쥐었다.


특히 2001년 이후 1위 수상자가 단 3명에 불과할 정도로 까다로운 콩쿠르로 유명한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및 한국인 최초로 우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조성민이 우승한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도 참가했다는 사실.


"당시 예선전까지 나갔는데 부조니에서 1위를 하면서 기권했어요. 콩쿠르는 하나의 문이에요. 저는 이미 그 문을 열었죠. 2016년까지 연주회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어서 여기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은 삶이 되고, 삶은 음악이 된다

7살, 우연찮게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던 한 여자 아이의 인생은 그 뒤로 180도 뒤바뀌었다. "하나 둘씩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늘어갈 때마다 정말 즐거웠어요. 그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그 뒤 문지영은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피아노를 더 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중학교를 자퇴했다.


"학교 다닐 때는 길어봐야 1~2시간밖에 피아노를 못 쳤어요. 근데 그만두니까 그 시간이 늘더라고요." 고작 14살, 중학교를 자퇴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의 든든한 조언자는 다름 아닌 부모였다. "자퇴 후 계획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이후 문지영은 고등학교 역시 진학을 포기했다. 그 당시 피아노 인생의 멘토를 만났기 때문. 현재 문지영이 재학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그리고 피아니스트 거장인 김대진이다.


"교수님은 피아니스트 개개인에 맞춰 레슨해주세요. 사실 제가 굉장히 내성적이라 곡 표현력이 낮은 편이었는데 이에 맞춰 지도하면서 표현력을 끌어올려주신 분도 교수님이셨죠." 문지영은 정갈함 속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며 깊은 곡 해석을 보여주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피아노를 대하는 마음가짐 역시 한층 더 성숙해졌다고.  

  


"흔히들 연주의 완성도에 대해 여쭤보세요. 하지만 저는 평생 완벽한 연주는 못할 것 같아요. 연주할 때마다 항상 느낌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평생에 걸쳐 피아노를 치고 싶어요. 그때마다 늘 다른 연주를 할 테니까요. 그리고 그 길을 걷다 보면 마침내 어떤 한 곡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겠죠."


마지막으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위대한 작곡가 뒤에는 항상 위대한 후원자가 있었어요. 모차르트가 그랬듯 말이죠. 그간 송촌문화재단의 후원이 없었다면 저는 30만 원을 호가하는 클래식 거장의 공연 티켓 한 장도, 하나하나 그 음을 진중하게 음미하고 싶은 곡의 악보도 사지 못했을 거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