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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역사가 숨쉬는 곳 탑골공원 - 신정은의 건축학개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 23. 14:38

 

오늘 답사를 간 곳은 종로2가에 있는 탑골공원이에요.

대학 시절 종로에서 토익학원을 그렇게도 열심히 다녔는데

바로 앞에 있는 탑골공원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저 할아버지가 많이 모이는 곳이 아닐까 하는 서글픈 생각만 들었거든요.

 

 

탑골공원은 사적 제354호로 1890년대에 만들어졌어요.

서울에 최초로 만들어진 근대식 공원인데 만들어진 시기를 두고 이견이 있으나

1890년대로 알려졌어요. 이 공원은 고종 연간 총 세무사로 활약한 브라운의 건의로 만들어졌어요.

개장 당시에는 빈 땅에 울타리를 둘러 나무를 심고 의자를 놓은 정도였으나

1910년부터 점차 시설물을 늘려갔으며, 1913년부터는 매일 개방했다고 합니다.

 

이 공원은 3.1 독립운동의 점화지로 잘 알려졌는데,

1919년 3월 1일, 4~5천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이곳에 모여 12시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대한 독립만세를 외치고 이곳의 팔각정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어요.

여기서 시작된 만세시위는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어요.

1979년 3.1 독립운동 60주년을 맞아 공원을 정비해 넓혔어요.

전에는 파고다공원으로 많이 불리다가 1991년에 이름을 탑골공원으로 정했어요.

 

 

 

고려 시대에 이 자리에는 흥복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조선이 개국하면서 태종의 억불 정책으로

폐사되었다가 상대적으로 불교에 관대했던 세조 때 원각사로 이름을 바꿔 중건되었어요.

도성 내 3대 사찰 가운데 하나로 그 규모가 만만치 않았는데 특히 새로 번역한

<원각경>을 안치한 10층 석탑과 동 5만 근으로 주조한 원각사 종이 유명했어요.

탑은 지금도 공원 안에 유리 보호막에 둘러싸여 서 있답니다.

 

 

 

이 공원은 16세기 초 연산군 때부터 수난의 시기였어요. 승려들을 몰아내고 기생과 악사를

관장하는 장악원을 두었으며 곧 연방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니

쉽게 얘기해서 기생집으로 변한 것이지요.

수난은 심해져 중종 때에는 건물들을 해체해서 건축 재료로 만들어

여러 공공건물을 짓는 데 써 사찰은 아예 자취를 감추었고 원각사 터로 남게 되었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의암 손병희 선생의 동상이 보이는데요.

3.1운동때 민족대표로 33인으로 참여했어요.

자랑스러운 민족 열사의 동상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답니다.

 

 

그리고 독립운동의 만세를 외친 팔각정.

 

 

 

팔각정은 대원군 때 경복궁 중건과 창덕궁 수리에 참여했던 도편수 최백현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팔각정으로 보이나 자세히 보면 두 겹으로 된 점이 특이해요.

팔각형 두 개를 동심원처럼 겹친 것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 처리를 독특하게 했어요.

안쪽 팔각형을 더 높게 해서 고주로 받쳤고 바깥쪽은 평주로 받쳐서 내 외진을 형성했어요.

기둥도 열여섯 개나 되어서 급하게 겹치는 기둥 열이 또 다른 특징이에요.

 

 

대원각사비(보물 3호)도 있었는데 여느 지방에서 보았던 비석보다

무거운 느낌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각종 동상, 독립선언서 조각작품, 독립운동 부조판 등

마음을 짠하게 하는 것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우리의 역사를 잘 간직하고 배워서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도심 속의 잊힌 공간으로 한적하지만 만만치 않은 문화재를 갖추고 있어 천천히 걸으며

산책을 즐길 만해요. 겨울이어서 그랬는지 방치된 느낌도 있었지만 잘 단장 한다면

서대문 일대와 함께 독립공원의 양대 축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갖춘 곳이에요.

민족의 혼이 깃든 장소인 만큼 유쾌 발랄은 아니었지만, 마음의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종로 한가운데에서 몸소 읽을 수 있는 역사 이야기였답니다. 기록으로 남은 이 장소를

여러분도 느껴보세요. 과거를 통해 내일을 바라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답니다.

 

아, 참고로 영하 7도를 밑도는 날씨여서 그런지 할아버지는 한 분도 찾아볼 수 없었답니다.

날씨 좋은 날 방문하신다면 어르신들을 만나 뵐 수 있을 거에요.

젊은이의 등장은 공원에서 흔치 않은 광경이니 아마 조금 돌아다니시기 부끄러우실지도 몰라요.

그래도 꼭 들러야 할 장소로 강추입니다!!!

 

 

Tip! 탑골공원 가는 방법!

 

 

 

탑골공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2가 38-1, 종로3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전화번호 : 공원관리팀 02-731-0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