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에도도쿄 건조물원 - 신정은의 건축학개론
이번에는 일본 도쿄에 있는 [에도도쿄 건조물원]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지난달 1박 3일로 일본 도깨비여행에 다녀왔는데요. 건축에 관심이 많이 미리 조사를 좀 하고 갔어요. 일본 건축물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어디가 있을까 하고요.
JR주오센을 타고 가면 무사시코가네이역이 있는데요. 북쪽 출구 2,3번 승강장에서 타고 가면 바로 [에도도쿄 건물조원] 앞에 하차한답니다. 함께 여행해 볼까요?
도쿄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옛 에도시대부터 화재, 수해, 지진피해, 전재 등으로 귀중한 역사적 건조물이 다수 소실되었어요.
오늘날에도 사회, 경제의 변동으로 인해 이런 문화유산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도쿄도는 1993년 에도도쿄 박물관의 분관으로 대지면적 약 7ha를 소유하는 '에도도쿄 건조물원'을 건설했어요.
그 취지는 현지 보존이 불가능한 문화적 가치가 높은 역사적 건조물을 이축해 복원, 보존, 전시함으로써 귀중한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에 계승시켜 가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볼 수 있는 박물관 전체의 모형이에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온천과 인근상가, 전차가 기본 토대가 되어 더욱 사랑 받는 관광지.
입구에 기념품 코너가 있었는데 한쪽에는 건축 관련 도서코너(1700권의 장서 보유)도 있고, 도서판매처도 있어서 건축에 관심이 있는 학도들이라면 흥미가 꽤 있을 것 같아요.
도쿄도내에 존재했던 에도시대 전기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이르기까지 외부뿐 아니라 내부까지 꼼꼼히 재현되어 있었는데요. 복원 건조물은 총 세 구역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어요. 서쪽 존은 주택가, 센터 존은 역사를 전하는 건물들, 동쪽 존은 옛 상가나 대중목욕탕, 선술집 등 서민가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복원되어 있어요.
우선 주택가부터 구경해 볼까요?
[오타구 덴엔초후 4초메/1925년]
1925년 교외 주택지의 하나인 오타구 덴엔초후에 지어진 주택입니다. 거실을 중심으로 식당, 침실, 서재가 배치돼 있어요.
또한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모든 방이 양실구조에요. 화장실과 욕조가 따로 있어서 신기했는데 지금도 일본은 화장실과 욕조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가 많아요. 어떤 것이 효율적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샤워를 하다가 볼일이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이 살짝 들긴 했답니다. 쿄쿄.
전시물 가운데 건축가의 집도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내심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경했던 집이 있어요. 일본의 근대건축 발전에 공헌한 건축가 마에카와 구니오의 자택으로 시나가와 구 오사키에 1942년에 세워진 주택입니다. 전시체재 하에 건축자재의 입수가 어려웠던 시기에 준공됐어요.
외관은 맞배지붕의 일본식, 내부는 통풍이 잘 되는 거실을 중심으로 서재, 침실을 배치한 심플한 구조에요.
복층 구조여서 더욱더 시원해 보이고 넓게 보였어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그런 집이 아닐까 싶어요.
[시나가와 구 오사키 3초메/1942년]
다음은 모더니즘 운동을 주도한 건축가 호리구치 스테미가 유럽여행에서 마치고 귀국해서 바로 설계한 주택인데요.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행하고 있던 디자인과 일본의 전통적인 조형을 절충한 구조에요.
[문쿄 구 니시카타 2초메/1925년]
정원이 있고, 물이 흐르는 전형적인 일본식 구조인 저택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일본 시대극에나 나올법한 그런 규모의 말 그대로 [저택]이었습니다. 바로 미쓰이하치로우에몬 저택으로 미나토 구 니시아자부에 1952년에 건설되었는데요. 응접실과 식당부분은 1897년경에 교토에서 건설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미나토 구로 이축된 것입니다. 또한 창고는 1874년 건축당초의 도조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미나토 구 니시아자부 3초메/몸채:1952년 도조:1874년]
지금까지 동쪽 존에 있는 주택구역을 구경했는데요. 일본의 주택에 대해서 살짝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일본의 주택은 일반적으로 목조주택이고 따라서 그 평면구성의 기준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간격인 간(間:켄)이에요.
간의 치수는 시대 또는 건물에 따라, 심지어는 같은 건물 내에서도 일정하지 않은데요. 가마쿠라시대에는 8척, 무로마찌 시대에는 7척, 그 이후에는 6.6~6.3척으로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 있어요.
이 짧은 간의 치수는 0.9m x 1.8m 크기의 다다미가 길이방향으로 놓일 수 있는 치수에요. 형식의 특징은 여름형 주거, 비를 대비한 주거, 지진을 대비한 주거 등 여러 형태로 볼 수 있는데 습기가 높고 여름에 더워 개방적인 주택구조가 흔하다고 합니다. 지진을 대비해서인지 높지 않은 목조건물과 가구를 벽에 고정시켜 지진으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해요.
일본주택 하면 다다미(たたみ)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유까라고 하는 나무로 된 바닥에 접을 수 있는 깔개를 깔았던 것에서 유래하며 '접는다'는 뜻에서 파생되었어요. 일본전통가옥의 마루에 까는 짚으로 된 매트리스라 할 수 있는데, 보온과 방습의 효과를 노려 주로 이 위에서 생활해요. 그런데 위생은 음…. 어떨지 좀 궁금하네요.
실제 일본인이 생활하는 목조주택을 작년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어요. 화장실과 세면대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고, 매우 작은 공간을 많이 분리해 놓은 것이 답답하게도 느껴졌지만 어떤 면에서는 편리한 부분도 있었어요. 지은 지 30년 된 주택이어서 낡은 곳이었지만 진짜 일본집을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