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치즈, 그 오묘한 마리아주
와인을 마실 때 어떤 것을 함께 드시나요?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들은 참 많지만 오늘은 와인의 베스트 프렌드 '치즈'와의 조화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발효식품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는 와인과 치즈는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짝요리인데요. 와인의 종류도 워낙 많지만 치즈 또한 그 종류가 너무 많아서 어떤 짝을 만나야 할지 참 어렵죠^^: 그래서 저 하모니양이 와인과 치즈 중에서도 가장 친밀한 짝꿍을 고르고 골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짝꿍들을 찾으러 떠나볼까요?
흔히들 술과 요리, 그 중에서도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mariage' , 마리아주라고 부른답니다. 불어로 마리아주가 결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와인과 요리의 결혼을 나타내는데요. 그만큼 와인과 조화를 이루는 음식을 지칭한답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에서 보는 '술안주'의 개념과는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치즈가 와인에 맞는 '안주'가 아니라 와인과 치즈를 하나의 음식으로 보는 것이죠. 서양의 식문화에서는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기는 것이 오래 전부터 일반화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이 점점 보편화 되었지만 '와인과 치즈'의 마리아주는 아직 일반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데요. 다양한 치즈를 생산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유럽과 달리 치즈를 쉽게 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와인이 점점 익숙하게 자리 잡으면서 와인의 마리아주, '치즈'에 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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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치즈의 찰떡궁합'
이 말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한데요. 둘 다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발효의 과정에 따라, 재료에 따라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어서 보편적으로 와인과 치즈가 서로 잘 어울리긴 하지만 잘 맞지 않는 종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서도 다르지요 ^^ 그렇기 때문에 사람도 잘 맞는 천생연분을 만나면 더 빛이 나는 것처럼 궁합이 잘 맞는 치즈와 와인을 선택한다면 환상의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으니 그 오묘한 궁합에 대해서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왜 치즈와 와인이 어울리는 걸까?
국내 최고 와인 전문가를 뽑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 올해 처음으로 '치즈 페어링 전문가' 부문이 신설되었습니다. 소믈리에는 와인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와인과 치즈의 최상의 조화를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는 주최 측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치즈는 와인의 최고의 짝꿍이 되었을까요?
와인과 치즈의 궁합이 잘 맞는 이유는 치즈 단백질에 있는 '아미노산 메티오닌 성분'인데요. 이 성분은 간의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 예방에 좋습니다. 반면 마그네슘이 많은 와인은 치즈의 철분 흡수를 도와줘 서로에게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궁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치즈의 강한 맛이 와인의 떫은 맛을 덜어주고 치즈는 와인의 맛과 향을 돋구고 와인은 치즈의 풍미를 더 깊게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짝꿍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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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치즈가 궁합이 좋은 이유를 알아봤으니 이제부터 궁합 좋은 와인과 치즈 고르는 팁을 알려드릴께요^^
먼저,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입니다.^^ 와인과 치즈의 같은 생산지역을 서로 맞추는 것입니다.만약 와인과 치즈가 같은 생산지역에서 태어났다면 서로의 성격이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방법입니다. 와인은 그 땅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것이고 치즈는 그 땅에서 자란 풀들을 먹은 소의 젖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서로의 성격이 비슷하여 조화를 이루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알사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뭔스터 치즈와 Gewurztstraminer(게부르츠트라미너)와인의 조화를 볼 수 있는데요, 독특한 발음과 열대 과일, 꽃 향이 나는 특징으로 한 번 마시면 기억하기 쉬운 화이트 와인인 Gewurztstraminer 와인은 같은 지방에서 생산된 뭔스터 치즈와 조화를 이루어 뭔스터 치즈의 부드럽고 깊은 맛을 더해주고 스위트 와인 같지만 드라이한 Gewurztstraminer의 와인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조화를 이룬다고 합니다.^^
하지만 워낙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와 와인과 치즈가 나오기 때문에 항상 생산지역이 같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또 다른 쉬운 방법은 조화를 맞춰주는 방법입니다. 숙성이 오래되고 맛이 강한 치즈는 숙성정도가 강한 풀바디(Full-bodied)와인이, 숙성이 짧고 마일드한 치즈는 마찬가지로 숙성정도가 가볍고 발랄한 라잇바디(Light-bodied)와인과 매칭을 시켜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은 짭짤한 치즈에는 달콤한 와인으로 맞춰주고, 새콤한 치즈에는 새콤한 와인으로 맞춰주고 크리미한 치즈에는 새콤한 스파클린 와인으로 맞춰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성치즈는 수분함량이 55%이상이 되는 치즈를 말하는데요, 나폴레옹이 즐겨 먹어 '나폴레옹의 연인'이라 불리는 까망베르와 '치즈의 왕'이라는 브리치즈는 버터나 버섯, 견과류 맛이 느껴지며 식감이 부드럽고 맛도 좋아 프랑스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되며 가장 많이 수출되는 치즈로 대표적인 연성치즈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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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와인 안주로 가장 많이 먹는 연성치즈의 대표주자 까망베르와 브리치즈는 식감이 부드러워 가벼운 메를로(Merlot)품종의 레드와인과 잘 어울리는데요, 프랑스 보르도 남서부 지방, 특히 생테밀리옹에서 많이 생산되는 메를로 품종은 포도알이 크고 시큼한 정도를 나타내는 산도와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 비교적 낮아 달콤한 와인을 만들어 내는데요, 브리 치즈의 부드러움이 메를로 와인의 우아한 향과 풍부한 아로마를 잘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죠.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는 반경질 치즈에는 푸른 곰팡이로 숙성시킨 블루치즈, 고르곤졸라 치즈, 로크포르 치즈가 있는데요 푸른 곰팡이로 숙성시킨 치즈는 대부분 파워풀하고 때로는 곰팡이 냄새까지 나는 강한 느낌의 치즈입니다.
맛이 진하고 강한 블루 치즈는 그냥 먹기는 부담스러운 편이기 때문에 드라이하거나, 달달한 화이트 와인, 디저트 와인과 짝을 맞춰주면 강한 맛이 중화되어 좋습니다. 블루치즈와 잘 어우리는 대표 와인으로는 Maderia 와인을 들 수 있겠네요. 발효 중간에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 과즙이나 향을 첨가하는 강화 와인인 Maderira는 강한 치즈향의 블루치즈와 잘 어울리는 조화로운 마리아주를 자랑합니다^^!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반경질 치즈에는 치즈와 마찬가지로 강한 느낌의 튼실한 결을 지닌 와인이 제격입니다. 감미로운 스위트 와인, 포티파이드 와인, 뮈스까, 토카이 와인, 모스카토 등의 와인처럼요 ^^
연질치즈에 비해 보다 단단한 결을 지닌 경질치즈에는 파마산 치즈, 에멘탈 치즈, 고다 치즈 등이 있습니다. 파마산 치즈 같은 경우엔 딱딱한 제형 때문에 분말의 형태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피자집에서 피자 위에 뿌려먹는 치즈가루가 대부분 요 파마산 치즈랍니다.^^ 3~4년간이나 오랫동안 숙성시키는 치즈로, 풍미가 깊고 짭짤한 맛이 특징입니다.
파마산 치즈에는 바롤로, 진팔델 등 드라이한 레드와인이 잘 어울립니다. 특히나 Barolo와인은 촉감이 부드럽고 유연하며 복합적인 풍미를 지녀 수분량이 적은 파마산의 맛을 보완해준답니다.^^ 이밖에 다른 경질치즈들은 숙성이 강한 미디움이나 풀바디 와인이, 화이트 와인의 경우라면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친 샤르도네, 세미옹, 로제와인등과 잘 어울립니다.^^
* 와인과 함께 맛있게 치즈 먹는 방법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마지막으로 치즈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술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부터 마셔야 하듯 여러 종류의 치즈를 먹을 때는 연하고 순한 것부터 먹어야 각각의 치즈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해요. 또한 냉장고에 보관했던 치즈를 꺼내 먹을 때는 30~40분 전에 미리 실온에 꺼내두면 본래의 향이 살아난다고 합니다. 특히 단단하기가 적은 연성치즈는 전자레인지에 5초씩 두고 세 차례 데워 약간 녹아내리 듯 미지근하게 먹으면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특유의 향은 깊어진다고 하니 맛있게 치즈 먹는 방법! 기억해 두세요^^
지금까지 저 하모니양과 다양한 와인과 치즈의 궁합 좋은 짝꿍 찾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무조건 와인과 치즈가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도 환상의 조합을 자랑하는 와인과 치즈의 궁합이 있다는 걸 이젠 아셨죠?^^ 이제 와인 고르는 재미와 함께 그에 어울리는 치즈를 찾는 재미를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하셔야 할 점이 있어요. 마리아주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 무엇보다 자신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와인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마리아주를 즐기는 방법이랍니다. 저 하모니양이 알려드릴 정보를 가이드 삼아 자신만의 입맛과 취향을 만들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