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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필진 칼럼/공연/문화/육아

벼가 익어가는 풍경 - 강병구의 증권맨이 가꾸는 주말농장

벼가 익어가는 풍경 - 강병구의 증권맨이 가꾸는 주말농장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다.

 

애들이 커 가면서, 자라는 속도만큼 쌀이 빨리 동이 난다고 말하는 아내.

그 말을 듣고 있자니, '햅쌀을 언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런 생각과 함께 시골에 도착해보니 벼가 익어가는 논 풍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니 아직 먹을 수 있는 때는 아닌 것 같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더니, 벌써 이삭이 아래로 향해 있는 것이

일주일 전에 봤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

 

저 모습을 보고있으면 벼는 알이 찰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무거우니 아래로 향하는 거잖아!!!!!

 

저 벼처럼 나이가 들수록 겸손해지면 좋겠는데, 왜 잘 안될까??

좀 자세히 보자.



이 모습을 잘 기억해 두고 닮아 가자.

 

논둑을 돌아 보는데 참 예쁜 꽃이 보인다.

어, 쟤가 저렇게 예쁜 꽃이었나?



무슨 꽃일까?

이 꽃은 돼지감자(뚱딴지)의 꽃이다.

 

누가 해바라기 축제 구경 간다고 하던데 이 꽃도 해바라기만큼 예쁘다.

 

열심히 사진 찍고 있는 사이, 저 만치 앞서 가던 아들이 나를 부른다.

아들: "아빠 이건 뭐에요?"

나: "뭘까? 뭐지?"

아들: "오이인 거 같아요."

 

헉….. 내가 졌다.



그런데, 왜 못생긴 사람을 호박에 비유할까? 이렇게 예쁜데.

꽃도 참 예쁘다.

 

벼로 가득찬 논을 지나 돼지감자도 보고 호박도 보는 사이, 국화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올해 주말 농장의 야심작은 국화(감국)다.

국화 중에서도 차로 마시기 좋다는 감국.

오늘은 감국이 잘 자라는지 확인하고, 가꾸고자 온 것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일인가?

 

화단에 심겨진 감국은 잘 자라고 있지만,

노지에 심은 감국은 풀과 구분이 안 될 정도다.



Before & After 사진이다. 풀 뽑기 전(왼쪽)과 후(오른쪽).



여기는 밤나무 산 입구다.

 

지금은 30년 넘은 잣나무 그늘을 활용하기 위해

잣나무 아래 쉼터를 만드는 중이다.

 

쉼터 아래 부분에는 감국을 심어 조경도 하고

재배가 잘 되면 차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화단 안에 심은 감국 수보다 화단 밖 노지에 심은 감국 수가 2배 이상인데,

보이는 것과 같이 화단의 감국만 제대로 자라고 있다.

 

언젠가 감국의 대량 재배를 이곳과 비슷한 환경에서 시도하게 된다면,

노지 재배보다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