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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생활 정보/이슈 & 트렌드

독서의 계절 가을, 베스트 시집 추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하나 둘 긴 팔을 입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이제 조금씩 가을이 오려나봐요!

 

 

 

 

다가오는 시원한 가을.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혹시가을 바람 솔솔 부는 공원에서 읽는 시 한편이 생각나지 않으신가요?

 

오늘은 하모니 양이 추천해드리는 베스트 시집으로

문학 소년, 문학 소녀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책은, 20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시집입니다.

원래는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재탄생 했어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본문 45 페이지,「흔들리며 피는 꽃」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꽃이 피어나는 모습에 비유하는 이 시를 통해서

도종환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자연에 빗대어 묘사하는 도종환 시인의 시들을 읽으면서

지난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도 살펴보는 시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소개해드릴 시집은 고은 시인의 시집입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더라

- 본문 29페이지

 

 

단 몇 글자 만으로, 공감과 깊은 감동을 불러오는 시인.

일상의 사소함에서 가장 위대한 것을 보는 시인은 바로 고은 시인이 아닐까 싶네요.

 

짤막한 문구들 속에 담긴 함축과 절제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시집입니다.

 

 

고은 시인의 경우 9년 연속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지만,

안타깝게도 수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요,

 

이 시집을 읽어보시면,

절대 외국어로 번역할 수 없는!!!!

우리 말에 담긴 함축과 절제의 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시집은 정현종 시인의 시집입니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섬> 등등

우리에게 굉장히 친근한 정현종 시인인데요,

 

 

 

이 시집이 더 특별한 이유!

바로 정현종 시인이 직접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옮겨 쓴 시집이기 때문입니다.

 

정현종 시인의 글씨를 그대로 읽으면

시에 담긴 풍미가 더욱 깊이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본문 74페이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벌써 9월. 2012년의 반이 훌쩍 넘었는데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지나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남은 4개월이라도 더 열심히 사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