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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금융 경제/금융경제 상식/용어

디플레이션의 정의와 영향, 각국의 대응은?

 광범위한 초과공급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걸쳐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deflation)이라고 합니다. 디플레이션은 (타이어나 풍선 등의) 공기를 빼다, 공기가 빠져 오므라들다는 뜻을 가진 동사 deflate에서 유래한 말이며 통상 물가수준의 하락뿐만이 아니라 생산의 감소와 함께 실업의 증가를 수반하며 경기순환의 하강 국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일반적인 경우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 물가는 내리게 되고 기업의 수익은 감소하며 경제는 전반적으로 불황에 빠지게 됩니다.



디플레이션의 역사와 영향

 


 디플레이션의 가장 대표적인 실례는 바로 1929-1932년에 일어났던 세계 대공황입니다. 대공황은 본질적으로 디플레이션에 기인한 것이었으며 전 세계적인 농업의 기계화, 산업화 시대를 맞아 상품 생산이 늘어나고 이에 대응하는 유효수요의 부족과 함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금 생산 감소에 기인한 금 편재경향으로 인해 통화가 과소공급되었기 때문에 발생하였습니다.

 

 디플레이션시대에는 주가의 하락과 함께 부동산의 가격이 하락하며 채무자의 채무액 실질가치가 증가하게 되므로 디플레이션은 채무자의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때 소비자들의 경우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가가 떨어지면 디플레이션 이전에 비해서 더 많은 양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고, 생산자 역시 원자재 가격과 임금의 하락을 통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디플레이션을 매우 위험한 현상으로 간주합니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들은 가격이 떨어지는 동안 집이나 자동차 등의 고가품 구매를 유예하게 되며 기업들 역시 가격 하락이 멈출 때까지 설비투자 등을 유예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소비와 투자의 감소가 지속적인 생산 위축을 초래하며, 이는 고용 감소와 임금 하락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스스로 디플레이션을 만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디플레이션 소용돌이라고 지칭합니다. 앞서 소개한 세계 대공황이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인한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입니다.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과는 반대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합니다. 통상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원인은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으로 나누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수요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제품의 생산비용이 오를 경우 제품 가격도 함께 올라서 전반적인 물가가 모두 오르는 경우를 지칭할 때는 비용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물가의 꾸준한 상승과 통화량의 확대, 화폐 가치의 하락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불황을 지칭하는 경우, 경기 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사용합니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대응



 최근 들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유럽의 주요 국가들과 일본은 디플레이션의 공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독일의 경우 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0.3% 떨어졌으며, 프랑스 역시 물가 상승률이 3개월 동안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스페인의 경우 4월 중 물가가 1.2%나 떨어졌으며 스위스 역시 17개월 동안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3월 '울트라 금리 인하'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파격적인 대규모 부양 정책을 꺼내들었지만, 아직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벽히 떨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중국 등 신흥국의 침체가 지속되고 엔화 강세 여파로 인해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었으며 소비자 물가도 3월과 4월 두 달 동안 하락하는 등 저성장 물가하락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4분기 국내 총생산 성장률이 2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며 4월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3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디플레이션이 깊어지는 것을 우려한 아베 총리는 소비세율 인상 시기를 2017년 4월에서 2019년 10월로 2년 6개월 늦추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하였습니다. 일본이 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소비세율 인상을 연기한 것은 지난 2014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오늘은 대신증권 블로그와 함께 디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영향, 디플레이션에 대한 각국 경제 정책 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대응 정책이 하루빨리 물가 안정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