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사랑이란 단어가 만나면 왠지 어색합니다. 된장 뚝배기와 치즈처럼.
(편의상 사랑이라는 말을 썼는데 개인의 가치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고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인데 사랑이라니…
그것은 가정에나 어울릴 듯한 단어로 보입니다.
그런데 회사는 왜 사랑하고 연결하면 안 되느냐는 의문이 퍼뜩 듭니다.
회사도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면
사람 사이에 작동되는 사랑이 적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궁금하던 차에 의문을 해소할 두 권의 책을 찾았습니다.
회사 생활에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성과 중심적인 사람과 인간 중심적인 사람.
물론, 두 가지가 약간씩은 공존합니다. 어느 쪽에 좀 더 치우쳐있느냐 이겠죠.
팀 역할론의 권위자 메리더스 벨빈은 이를
추진자(Shaper)와 조정자(Coordinator)라는 용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어쨌든 자신이 타고난 성향에 따라 두 가지 유형 중의 하나에 속하는 데,
문제는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겠느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들게 됩니다.
그리고 나라면 어떤 유형의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문제도 있고요.
대부분 현실에서는 추진자의 유형이 더 많은 편인데 성과를 놓고 볼 때는
반드시 추진자가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소위 화끈하게 추진하는 것이 회사 생활에서 더 잘 맞을 듯하지만
너무 성과주의적인 것은 자칫 독선에 빠져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직원의 진정성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꿈꾸게 하는 회사>는
'나를 잃지 않고 회사에서 성장하는 법'이라는 부제가 말하듯이
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회사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경영컨설턴트인 스탄 슬랩(Stan Slap)이 쓴 책으로
그가 직접 운영하는 BMH(Bury My Heart at conference room B) 프로그램에 참여한
70여 개 나라의 1만여 명의 직장인에게서 나온 경영의 지혜입니다.
<사랑은 거북이도 뛰게 한다> 는 미국에서 가장 큰 가족 테마파크 기업인
허센드 패밀리 엔터테인먼트(HFE)의 회장이자 CEO인 조엘 맨비가 지은 책으로,
그는 25년여 동안 사랑리더십의 철학을 연구하고 다듬었다고 합니다.
그의 사랑리더십은 미국 리얼리티 인기프로그램인 '언더커버 보스'에
조엘 맨비편이 방송되었을 때 전 세계 시청자 1,800만을 감동시켰습니다.
개인의 가치와 회사의 가치를 조화시키는 철학.
개인과 회사가 다 같이 발전하는 방법.
그래서 이번 冊 vs 冊은 스탄 슬랩의 "나를 꿈꾸게 하는 회사"와
조엘 맨비의 "사랑은 거북이도 뛰게 한다"로 낙점했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진정으로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 책에서는 '감정적 헌신(Emotional Commitment)'라고 하고
반대를 '감정적 분리(Emotional detachment)'라고 합니다.
그런데 직원이 바라는 것도 감정적 헌신을 하며 일하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그런가요? 서로 바라면서 아닌 이유가 무엇이지?
그리고 일치시키려면…
우선, 직원 개인의 가치가 바로 회사의 가치가 된다는 것에 동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개인적인 가치에 따라 살아야 한다.
이것은 어디서 굴러 온 새로운 경영 기법의 미사여구가 아니다.
딱 부러지게 말하자면 이는 우리 삶의 질에 대한 문제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개인이 자신의 가치에 의한 삶을 사는 것도 녹록지 않습니다.
우선 자신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50가지 가치 중에서 3가지를 고르라고 합니다.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그 가치에 따라 자신 스스로, 부하 직원, 회사 등을 납득시켜야 합니다.
납득이 되지 않고 성과를 낼 수 없다면 그 가치는 사장됩니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또, 회사에서 요구되는 상황은 다양합니다.
감원 조치를 해야 할 때, 실적을 증대시켜야 할 때, 인재를 확보해야 할 때 등등
어떤 상황이든 가치는 일관되게 실행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이 리더십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책에서 개인들이 꼽는 가장 큰 가치는
1위가 '가정', 2위가 '진실성'입니다.
(사실 세세한 내용을 보면 이해가 가는 데 번역 문구로만 이해하기는 너무 함축적입니다.)
이 가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책의 많은 부분에 할애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자신의 가치를 고르는 50가지 문항 중 일부.
(자신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재미로 해보시길…)
성경 고린도전서 13장에 사랑에 대한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저자는 이 구절을 참고하여 7가지 사랑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크리스천이란 얘기는 없음)
오래 참는다(patient)
친절하다(kind)
신뢰한다(trusting)
이타적이다(unselfish)
정직하다(truthful)
용서한다(forgiving)
헌신적이다(dedicated)
그리고 이 7가지 사랑법을 회사에 잘 적용하고 활용하는 법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사례를 들어가며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래 참으라' 라는 장에서는 '개인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부진한 실적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경고할 방법은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시하고
저자가 사브그룹에 근무할 당시 상사에게서 받은 굴욕적인 일과
또 저자가 HFE그룹에서 상사로서 부하를 질책한 것에 대한 사례를 들어
왜 '오래 참으라'가 중요한지를 설명합니다.
사랑에는 크게 네 가지. 즉 에로스, 필로스, 스토르게, 아가페가 있습니다.
에로스는 남녀 간의 사랑, 필로스는 친구 간의 사랑, 스토르게는 가족 간의 사랑,
아가페는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이 책에서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강조합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동사로 바라보라.
에로스, 필로스 혹은 스토르게가 아니라 아가페를 생각하라.
감정이 아니라 결단과 의지의 관점에서 바라보라.
그러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회사를 위해 개인의 가치는 희생되어야 한다?
그것은 회사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입니다.
개인의 정신적 헌신을 통해 회사는 최대한의 성과를 내고 지속 가능합니다.
개인의 역량이 커질수록, 개인이 업무 몰입이 높을수록 회사의 역량도 커집니다.
결국, 회사와 개인은 같이 가야 합니다.
여기에 작용하는 것이 서로 간에 신뢰, 성실, 헌신입니다.
뭉뚱그려 '사랑' 또는 '가치'라고 합니다.
회사와 개인의 가치가 어우러지려면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인내가 필요합니다. 자기희생이 필요합니다.
회사도 발전하고 개인도 더불어 발전하는 길.
모두가 행복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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