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해 드릴 곳은 종로구 화동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공공도서관을 다녀봤지만 단연 도서관으로써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이곳이에요.
이십 대 초중반 많이 드나들기도 했지만, 도서관 앞에 늘어선 나무들과 연못이
여느 도서관과는 다르게 눈의 호사스러움을 가져다 주었다고 할까요.
다니면서도 몰랐던 사실인데 이번에 자료조사를 하면서
이곳이 구 경기고등학교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건물로 건축 당시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스팀 난방 시설을 갖추었어요.
이후 수선과 보수도 여러 번 했고 외관의 색깔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건물의 원형은 그대로 보존되어 왔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1938년 이전에는, 1900년에 설립된 관립한성중학교가 있었고,
이후 1911년 경성고등보통학교, 1921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
1922년 경성제일 공립고등보통학교, 1938년 경기공립중학교,
1946년 경기중학교로 이름이 바뀌어왔어요. 1951년에 경기고등학교가 된 것이지요.
서울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한강 이남의 동쪽과 서쪽에 새로운 중심부를 두기로 계획하면서
이 도시계획에 따라 서초, 압구정, 역삼, 대치에 이르는 영동지구개발계획이 수립되었어요.
1978년 지하철 2호선이 공사가 착공되면서 사람들은 이주를 하기 시작했고,
가장 효과를 발휘했던 것은 역시 명문학교의 이전이었어요.
그래서 1976년 경기고를 시작으로 휘문중고, 서울고 등이 강남으로 이전을 하게 된 것이지요.
경기고 출신들의 반대가 많았지만 이를 도서관으로 만든다고 약속하면서 일단락되었다고 합니다.
1938년 경기공립중학교 때 지어진 3동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1동에서 2동으로 이동하는 복도예요. 낡고 어두 컴컴 올라가는 길이 두려움을 주었는데
빛이 드는 다리를 이동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동과 동 사이의 이동이 건물을 조심스레 관찰할 수 있는 매력인 것 같아요.
개관 초기의 정독도서관은 유료도서관이었어요. 그래도 개관 초기 수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새벽 4시부터 도서관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풍경도 있었다고 해요.
지금은 장서 약 50만 권, 하루 평균 이용자 수 약 6,000명,
하루 평균 대출 도서 7,000권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공 도서관이에요.
올해로 36년이 된 정독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형님 노릇을 잘하고 있어요.
정독도서관은 건축사적으로는 근대의 표준양식을 중심으로 모두 1930년대 서양에서 유행하던
건축양식이에요. 건축사적으로나 교육사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건물이에요.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계단과 공간들이 많은데요.
이분도 공부하다 잠시 쉬러 나온 거겠지요? 텀블러가 탐났어요 ^^
안국역에서 쉬엄쉬엄 걸어 올라오다 보면 예쁜 카페들과 상점들이 즐비해 있는데요.
정독도서관을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도서관 외에 수많은 볼거리가 있답니다.
접근성 좋은 입지와 여유로운 정원도 있어 풍요로운데,
도서관 내 성인 독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해 그 명성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그 중 작가와의 만남은 가장 인기 있는 행사인데요.
황석영, 박범신, 김훈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이 정독도서관에서
새 책의 출간을 알렸어요. 학술 심포지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매력을 내뿜고 있어요.
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 공간들을 통해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벅차옴을 느껴요.
목표를 위해, 꿈을 위해 오늘도 도서관을 찾은 사람들, 그저 저까지 풍요로웠어요.
외국인들에게 관광지가 되어버린 삼청동 덕분에 정독도서관에 들르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어요.
도심 한가운데 입지 좋은 도서관이니 주말에 나들이 가실 때 한번 들러보세요.
오래된 흔적을 느끼고, 여유를 가지실 수 있을 거에요.
이참에 책 한 권 빌려 보는 것도 좋겠지요?
<참고문헌> 도서관산책자, 강예린, 이치훈, 반비
Tip! 오래된 흔적 정독도서관 가는방법과 이용정보
정독도서관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도보로 10분 거리
주소 및 연락처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길 48(화동) 대표전화 02-2011-5799
이용시간 및 휴관일 정보 : 바로가기
교통편 정보 : 바로가기
홈페이지 : jdlib.se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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