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신 필진 칼럼/여행/캠핑/맛집

지식과 문화를 교류하는 공간, 그린팩토리 라이브러리 - 신정은의 건축학개론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NHN 사옥, 그린팩토리를 답사하려고 해요.

2010년에 완공된 이 사옥은 분당선 정자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요.

영하 10도의 날씨에 10분은 꽤 길게 느껴졌어요.

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린팩토리는 내부 견학은 안되지만

도서관이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1,2층의 구조만으로도 좋은 답사가 되었답니다.

 

 

 

건축에서 미적인 아름다움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효율성을 무시하면 안되겠죠.

NHN 신사옥을 지으면서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이 건축적인 미뿐만 아니라

실용성과, 변화와 소통이라는 키워드였다고 해요. 코어를 건물 중앙에 배치하는

일반적인 오피스 건물과 달리 그린팩토리의 코어는 북동쪽에 치우쳐 있어요.

광교산, 청계산 등이 보이는 남서쪽 경관을 살리면서 넓은 업무공간을 확보하고 있어요.

 

 

 

지하8층 지상 28층, 건물 높이 180m 규모로 지어진 그린팩토리.

전체를 못 봐서 아쉽지만 그럼 라이브러리로 한번 가볼까요?

 

 

정보의 플랫폼으로서 사용자가 만들어 내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NHN의 핵심 철학을

공간에 구현하기 위해 1~2층은 외부인들도 아무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한

브랜드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해요. 온라인으로 지식을 모으는 곳이 네이버라면,

오프라인의 지식을 모으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할까요?

 


단지 책을 많이 보관하는 곳이 아닌 로비와 의 연결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더 많은 사람이 즐겁게.

이용하는 사람의 초점을 맞춰 지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했던 노력들을

곳곳에서 발견 할 수 있어요. 햇살 좋은 날, 푹신한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는 것.

지식을 즐기는 모습의 현장이에요.

 

 

 

도서관이 자리잡은 1~2층 공간은 그린팩토리에서 천장고가 가장 높은 곳인데요.

자칫하면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모든 가구를 사람의 시선이 머무를 수 있고,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배치해 친밀한 느낌의 공간으로 완성했답니다.

 

 

 

이곳은 테마가 있어요. 일반 공공도서관과는 달리 모든 주제의 책이 아니라

IT와 디자인 분야의 책으로 구분되는데요.

1층은 IT분야, 2층은 디자인분야로 그 구분이 뚜렷했어요.

전 세계에서 발간되는 양질의 IT/디자인 서적들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문 서적과 잡지들이 즐비해 있어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야.호. 하고 외치게 된답니다.

 

 

건축도 디자인 분야 쪽에 속해 있어 엄청난 양의 건축 서적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집만 가깝다면 매일 오고 싶은 공간이었답니다.

이런 분야의 책들은 고가라 구매는 부담스러운 서적들인데

편하게 찾아와 지식을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어떤 건축가가 납골당 같은 가족 무덤을 만들면서 바로 앞에 연못을 만들고

일부러 징검다리를 놓았다고 해요.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발 밑에 징검다리를 조심해 걷느라

무덤 앞에서 저절로 고개를 숙였다고 하는데요. 건축 또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에요.

 

 

이 도서관을 디자인 할 때에도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머물면서 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서가를 일률적으로 배치하지 말고 여기저기 흩어 놓아서 미로 같은 통로를 만들면 어떨지 말이에요.

 

 

 

 

서가와 테이블로 이어지는 미로를 걷다 보면 그곳에서 뜻밖의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자동차를 타고 휙 지나갈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고 예쁜 상점을 천천히 걸을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골목길 같은 공간을 거닐다 '우연을 가장해서'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책을 만날 수도 있고, 모퉁이를 돌다가

뜻밖의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는 공간이 바로 이 도서관 이랍니다.

 

 

 

눈에 띄었던 것은 빛을 차단하면서도 풍경을 볼 수 있는 루버였는데요.

루버를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요. 이 구멍을 크게 하면 바깥은 잘 보이지만

햇빛이 과하게 들어오고, 구멍을 작게 하면 외부 시야가 모두 차단되어 답답해지겠지요.

우선 슬랫에 작고 동그란 구멍을 뚫기 위해서는 패널의 두께가 중요하다고 해요.

 

그러나 알루미늄 타공 루버에 대한 적절한 사례가 없어서

오류를 수정해 가면서 2mm의 기준을 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빛 전문가의 컨설팅으로 타공율별, 타공 간격별의 빛의 투과율을 연구했다고 해요.

이렇게 완성된 루버는 모니터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빛을 차단하면서,

완전히 닫은 상태에서도 남서쪽에 위치한 광교산, 청계산의 등고선을 볼 수 있을 만큼

시야를 확보하고 있답니다.

 

 

그린팩토리는 전 층의 내부 가구까지도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어요.

공용공간인 도서관은 수입브랜드의 가구들을 배치했는데

특히나 저 초록색 의자 가리모쿠 브랜드 의자는 착용감이 뛰어나 들고 가져오고 싶었답니다.

전 층의 가구배치가 도서에 나와있어 유심히 보았는데 다 이유가 있는 배치들로

사용자의 관점을 최대한 배려했다고 볼 수 있어요. 기능성과 미적 감동까지 곁들였으니 말이에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의 지식 공간까지 소중히 여기는 그린팩토리 NHN.

감동적이고 인간적인 공간이었어요. 공간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데

이런 좋은 영향을 주는 공간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함께 나누겠다는 생각을 좀더 많이 하게 되면

좋은 영향도 많이 나누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답니다.

 

 

Tip! 지식과 문화를 교류하는 공간, NHN 그린팩토리 라이브러리 가는 법 & 이용방법

 

 

 

NHN 그린팩토리 라이브러리

2010년 3월 세워진 NHN의 신사옥. NHN에 영감을 주는 디자인, IT 등 전문 도서를 만들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다. NHN의 철학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간.

 

이용시간 : 월요일~금요일 10:00-22:00 / 토요일~일요일 10:00-17:00 (공휴일 휴관)

책 대출 : 그린팩토리 라이브러리는 도서 대출이 불가한 관내 열람제 시스템.

시설안내 : 사물함, 무료 와이파이, 복사기 이용 가능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78-1 NHN 그린팩토리 1층

대중교통 : 분당선, 신분당선 [정자역] 하차 3번 출구 > 약 500미터 직진 > 스타벅스 건물 끼고 우회전 (불정교 사거리) > 200미터 직진 >왼쪽 건물 NHN 그린팩토리 1F (벤츠 매장 건너편)

전화 : 031-784-4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