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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필진 칼럼/여행/캠핑/맛집

두 손 모은 손, 경동교회 - 신정은의 건축학 개론

 

김수근 건축가의 수많은 건축작품들 중 교회건축의 상징인 경동교회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경동교회 답사는 해보신 적이 있으실 거에요. 여러 면에서 한국 현대 교회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뽀족탑으로 이루어진 서양 중세 양식을 기도하는 손 모양으로 바꾸어 상징과 형태주의 요소를 가미했어요.

 

 

 

동대문 운동장 역에서 조금 걷다가 멀리서 보이는 손모양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답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 보는 이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에요. 붉은 벽돌을 보면 대학로의 아르코 미술관이나 샘터를 떠올릴 정도로 김수근 건축가의 향이 느껴졌는데 이 형태적인 충격은 인상적이었어요.

 

 

이 형태는 김수근 스스로가 불광동성당 등 여러 교회 작품에서 즐겨 사용했으며 다른 건축가들도 일부 이 형태를 적용하기도 했다고 해요. 교회에 파벽돌을 사용한 것이 김수근이 처음은 아니나 이 재료를 중세 성채 형태에 적용해서 파벽돌의 거친 질감을 살린 점은 눈에 띄는 점이에요.

 

 

 

외벽에 창을 하나도 두지 않고 긴 수직 벽을 여럿 병렬시켜서 전체를 구성했어요.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수직 벽이 꼭대기에서 꺾이면서 기도하려고 모은 손가락을 상징하는 형태로 답답함을 잊어버렸어요. 기도하는 손 모양은 기독교를 대표하는 도상 가운데 하나인데 건축 형태에 도상을 차용하는 경향은 수준 높은 기법은 아니라고 해요.

 

하지만 종교적 감흥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교회에서는 허용될 수 있고, 손 모양을 직설적으로 차영한 것은 아니어서 중세 성채를 축소한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멀리서 보면 중세 성벽 앞에 선 것 같지만 가까이서 올려보면 중세 성벽의 느낌이랄까요?

 

 

 

파벽돌은 고벽돌이나 폐벽돌이라고도 부르는데 다른 건물에서 뜯어낸 벽돌이에요. 새 벽돌의 표면이 매끄러운 데 반해 파벽돌은 울퉁불퉁 질감이 거칠거든요. 햇빛 각도에 따라 불규칙한 음영이 수시로 바뀌는데 그 빛이 더 의미 있는 건축물이 아닐까 싶어요.

 

 

 

실내는 외관과 많이 달랐어요. 공룡의 뼈 같은 느낌?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뼈대를 보는 느낌인데 벽체에서 기둥을 돌출시키는 정도를 심하게 과장했어요. 이 역시 중세주의의 하나라고 하네요. 부벽은 고딕성당의 외벽에 쓰는 구조 부재인데 이것을 실내에 콘크리트로 쓴 것이에요.

 

 

 

이런 처리는 독일 표현주의 계열에서 많이 쓰이는 공간 기법이에요.

 

 

 

본당 입구 부분의 스테인글라스, 정말 멋지죠?

 

 

경동교회는 1981년 완공된 것으로 김수근의 말년작품이기 때문에 실내가 유난히 어둡고 모태다움을 강하게 지향하고 있어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김중업의 서산부인과와 비교해 보면 두 사람의 라이벌 구도만큼 건물도 다름을 알 수 있어요.

 

김수근의 교회 건축 트레이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경동교회.

마산 양덕성당에서 이 건물을 거쳐 불광동 성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에요. 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답사를 했다면 조금 느끼는 바가 다를 것 같지만 경동교회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경동교회는 예배시간을 제외하고는 실내를 개방하지 않아요. 그래서 주일에 아침부터 카메라를 들고 달려갔답니다.

저처럼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셔터를 누르고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이날은 셔터맨을 볼 수 없었어요.

이 교회는 3개의 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사진에 나와있는 것이 본당이랍니다. 다른 두 동에는 사무실과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도서관까지 갖춰져 있는 머무르고 싶은 교회였답니다.

 

 

 

참고문헌 :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임석재 저), 인물과사상사 

 

 

Tip! 김수근 건축의 정수, ‘경동교회찾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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