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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간단히 맥주 만들기, 홈브루(home-brew) 맥주만들기 - 생생스토리

최근에 국내 양조 업체인 세븐 브로이에서 IPA 캔맥주를 출시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IPA India Pale Ale의 약자로,

19세기에 영국에서 인도로 수출하기 위해서 만든 pale ale을 말해요.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방부제 역할을 하는 홉을 많이 넣은 맥주인데요,

 

많은 양의 홉과 몰트를 사용해서 그런지 맛도 좋고, 향이 진하더라고요.

IPA를 마셔보고 그 동안 잠자고 있던 저의 홈브루 본능이 깨어났습니다.

 

 

홈브루(home-brew),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나의 홈브루 본능을 일깨워준 세븐 브로이의 IPA>

 

 

 

'그래! 나도 IPA 같은 멋진 맥주를 만들어 보는 거야'

 

하지만 저의 또 다른 본능, 귀차니즘으로 하루하루 미루기를 계속하다가...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던 지난 여름 어느 날,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저의 맥주 만들기는 시작 되었습니다!

 

(제가 맥주를 만들었던 여름을 기준으로 작성했지만,

겨울은 온도만 차이가 있을 뿐 방법은 같습니다^^

맥주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고 직접 실천해보세요!!)

 

 

 

 

우선은 어떤 맥주를 만들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시원하면서 가벼운 라거(Larger)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저번에 먹은 에일(Ale)?

 

하지만 아쉽게도 하루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날씨에는 맥주를 만들기에 부적합했고,

그나마 밀 맥주의 발효 온도가 25도 이하이니 어떻게 할만해 보였습니다^^

 

 

 

이제 즐거운 쇼핑시간!

 

 

평소 자주 애용하는 사이트인 굿비어에서는

발효도구와 향신료 등을 사기로 했습니다.

 

 

 

(서산 집에 전에 쓰던 발효도구들이 고스란히 있지만, 가져오기도 귀찮았고...

중요한 건 그 동안 발효조를 어항 물갈이용으로 사용했다는 사실...

잡균의 방지 및 소독이 제일 중요한 홈브루에서

무슨 잡균이 남아있을지 모르는 그런 통을 쓴다는 게 부담스러웠기에,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굿비어에서의 장바구니, 액상 이스트와 커리엔더, 싸즈까지 구매했습니다!>

 

 

 

이번엔 비어스쿨을 가봅니다.

다른 건 다 샀으니 맥주 원액만 사면 됩니다.

어디 보자 밀 맥주가 어디 있나... 

! 여기 있군요! 골든 쉬프 휘트비어(Golden Sheaf Wheatbeer)!

 

 

 

 

<요 녀석이 골든 쉬프 위트비어(Golden Sheaf Wheatbeer)>

 

 

 

그리고 좀더 고급스러운 맛을 위해 설탕보다는 몰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위트비어와 위트몰트>

 

 

 

택배 기사님이 오시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드디어 도 to the !

 

 

 

 

 

<내 손안에 들어온 위트비어와 위트몰트

뒤로 대신증권 HTS 사이보스 화면이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임^^>

 

 

 

 

자 이제 만들어 볼까요?^^

불타는 금요일...비자발적 솔로는 맥주를 만듭니다...ㅠㅠ

  

원액 캔으로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제가 친절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저만 잘 따라 하시면 문제 될 거 없습니다.

 

 

먼저 발효조에 기타도구들을 넣고 물을 채워주세요. 깨끗이 씻어야 하는 것은 당연!

락스를 풀어 소독을 합니다. 락스의 양은 식품 소독을 할 때의 비율을 따르면 됩니다.

 

 

 

 

<깨끗이 씻은 발효조. 안에는 각종 도구들이 들어 있습니다.>

 

 

 

<소독되고 있는 발효조. 거품기, 에어락, 다시망>

 

 

 

 

소독에는 한 20분이 걸리니까 그 동안 원액과 몰트를 데워놓는 것이 좋아요.

 

 

 

 

<냄비에서 목욕중인 원액과 몰트들...ㅋㅋ>

 

 

혼자 사는 비루한 자취생에게는 동시에 두 개의 캔이 들어갈만한 냄비 따윈 없습니다ㅠㅠ

발효조가 소독되는 동안 중탕을 하면 적당합니다.

 

 

 

 

자 이제 소독도 다 되었고 맥주 원액과 몰트도 어느 정도 부드러워졌다면,

소독된 발효조에 원액과 몰트를 부어주세요.

 

 

 

 

<원액과 몰트가 들어간 모습>

 

 

달달한 물엿 같은 향이 납니다. 곧 발효조에 같이 몸을 던질 삼다수가 옆에 보이는군요.

참고로 원액과 몰트에는 당분이 많아서

손이나 옷에 묻으면 끈적거리니까 조심히 다루시길 바랍니다.

 

또한 점성이 높아 캔에 남아 있는 잔여물들도 많아요.

부르주아가 아니라면 따뜻한 물로 캔을 헹궈서 남아있는 한 방울까지 발효조에 부어줍니다

 

 

 

 

이제 남은 작업은 쉽습니다. 마트에서 사온 생수를 발효조에 부어주면 됩니다.

22리터를 만들 수 있다고 했지만 좀더 풍부한 맛과 향을 원한다면 물을 조금만 넣어주면 됩니다.

참고로 전 20리터만 부었습니다.

 

 

 

물을 붓는 동안 거품이 많이 생기는 걸 볼 수 있어요.

거품기로 저어주면서 거품이 더 생기도록 저어주세요. 그만큼 산소도 많이 들어갈 거에요.

 

 

 

 

물을 다 붓고 홉과 향신료를 넣어주었습니다.

싸즈(Saaz)홉은 펠렛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나중에 발효가 되는 동안 풀어지면, 병에 넣을 때 곤란할 것 같아요.

 

그냥 먹어도 문제는 없지만

맥주에 둥둥 떠다니면 보기에도 안 좋을 것 같아서

저는 다시망에 홉을 담아서 발효조에 넣었습니다.

 

향신료인 커리엔더는 살짝 볶아서 향을 낸 다음 그대로 집어 넣습니다.

이것을 드라이 호핑이라고 해요

 

 

그리고 발효조의 온도를 재어보고 이스트를 넣어줍니다.

 

이번에는 분말이스트보다 더 비싼 액상이스트를 사서 넣어 줬어요.

이스트가 들어간 이후에는 젓지 않고 뚜껑을 닫으면 됩니다.

아쉽게도 사진은 없네요ㅠㅠ

 

제작 과정이 길다고요?

자자, 맛있는 맥주를 먹는 것은 인내를 요하는 일!

이제 거의 다 끝나갑니다^^

 

  

 

뚜껑에 에어락을 설치하여 잡균이 들어가지 않게 합니다.

에어락 설치 사진도 미처 못 찍었네요...^^;;

 

이 때, 분무기를 이용해서 주위에 알콜을 상시로 뿌려주면 살균효과가 있어요.

 

 

 

여기까지가 1차 작업입니다.

1차 작업을 마치고 초기 비중을 재어보니 1.040이 나오는군요.

 

제가 여태까지 맥주를 세 번 만들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1.040이 나왔어요.

이번에도 제대로 됐나 봅니다^^

 

 

 

<눈금이 정확히 1.040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내와 온도와의 싸움이죠.

비루한 자취생의 집에는 에어컨 따위는 없습니다. 선풍기도 없습니다.

집안 온도는 26~27도를 오락가락 했기 때문에

마트에서 아이스 팩을 사와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발효조 위에 얹어 줬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저녁 2회씩 그리고 틈날 때 마다

분무기로 알콜을 뿌려주며 소독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야 합니다.

맛있는 맥주를 먹을 수 있다면 이 정도쯤이야...

다들 할 수 있으시죠?^^ 

 

그리고 6일이 지나면서부터 에어락이 잠잠합니다. 전혀 움직일 생각도 않네요....

집안 온도가 높은 게 불안해서 매일 아이스팩을 갈아주고 있는데, 그것도 잠깐뿐이고....

비중을 재어보니 1.010이 나오네요.

 

7~10일이 지나 에어락이 멈추고 비중이 1.010이 나오면 1차 발효는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맥주가 잘 만들어졌든 아니든.....

 

1차 발효를 시작한지 정확하게 7일째 되는 날 (역시 불금...ㅠㅠ) 병입을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병입이란, 맥주를 병에 넣는 작업!

 

 

<병입된 맥주들....21리터가 나왔다.>

 

 

1차 발효가 끝난 맥주는 탄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설탕을 넣어서

탄산을 만들어주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탄산화라고도 하죠.

 

맥주를 병입 할 PET병에 설탕을 넣고 맥주를 병입합니다.

(제 경우에는 7.5g을 넣었습니다.)

 

탄산화 역시 상온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계속 아이스 팩으로 온도를 낮춰줬다는 얘기....ㅜㅜ

탄산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아이스 팩으로 25도 이하로 낮춰주니

며칠 후부터 Pet병이 단단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답니다.

 

 

 

 

  

이제 10~15일 정도 탄산화가 진행되어서

어느 정도 단단해졌다 싶으면 냉장고로 옮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내가 만든 나만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죠^^

 

 

  

그리고,,,마지막 단계는 맛있게 마시는 일!

 

이렇게 만들어두고 어느덧 2개월이 지난 어느 날이었어요.

회사 업무에 바빠서 잊고 지냈던 맥주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 동안 냉장고에서 숙성이 된 맥주!

거품이 적고 탄산이 강하네요.

 

 

 

<혼자 사는 자취생은 술도 모니터와 건배하며ㅠㅠ>

 

 

병입하고 바로 마셔본 맥주는 시큼한 맛이 강해서

숙성이 되어도 맛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마셔보니 시큼한 맛은 많이 사라지고 누룩향도 많이 사라졌네요.

 

 

 

사진에는 적갈색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보면 적갈색보다는 황금색에 가까워요.

 

시중의 밀 맥주와는 아직 비교하기엔 무리지만

우리나라의 일반 맥주들보다는 훨~씬 맛있게 느껴졌어요.

 

행복한 사실은 아직 18병이 더 남았다는 것!!!

여러분께서도 집에서 한 번 도전해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제조 과정을 다시 한 번 짚어드리고 마칠게요! 여러분 모두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