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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금융 경제/금융상품 소개

파생상품 알아보기(2) - 선물(futures) 거래란?

지난 시간에 파생상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으니, 이번 시간부터는 구체적인 파생상품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알아볼 상품은 바로 선물(futures)!! 좋은 날 주고 받는 선물(gift, present)도 아닌 것이.... 도대체 뭘 준다는 것일까요?^^;;;;

 

 

선물거래란 무엇?  

 

선물(futures) 거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물거래를 알아야 합니다. 현물거래는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시장에 가서 물건과 돈을 교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마트에서 소고기

 

 

 

한근을 구입했다고 하면 소고기 한 근과 돈을 현물로 거래한 것입니다. 즉, 현재의 시점에서 사고파는 물건을 현물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거래가 현물로 주고받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은 단지 물건을 사기 위한 약속만 하고 돈과 상품의 교환은 나중에 할 수도 있습니다. 즉,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격인 시세로 매매계약을 맺었지만 물건의 교환은 미래의 특정 날짜에 하기로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선물거래는 미래의 매매에 관해 현재의 시점에서 사전에 약속을 해 두는 거래입니다. 결국, 현재의 시점에서 매매가격과 수량 등을 약속만해 두고 미래에 돈과 물건을 교환하기로 한 날짜인 만기일에 상품의 시장가격과는 상관없이 당초 약속한 가격으로 매매를 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한국거래소>

 

 

선물 거래는 어떤 기능을 하나요?

 

필요한 것들을 그때그때 현물로 사면 그만이지 왜 먼저 약속을 해놓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매년 말이 많은 원유가격과 관련하여 설명해보죠.

 

 

   <이미지 출처 : 한국거래소>

 

원유가격이 한동안 끝없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항공회사와 원유 가격이 이미 최고점에 달했으니 이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원유생산업체가 있습니다. 이때 항공회사는 가격상승의 위험을, 원유생산업체는 가격하락의 위험을 걱정하게 됩니다. 이 둘의 걱정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선물거래입니다.

 

물론 나중의 가격 변동에 의해 결국에 이득을 보는 것은 둘중 하나뿐이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미래를 바라보고 거대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생길지 모를 위험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이때 선물 거래를 통해 현재의 가격으로 거래를 미리 해 놓는다면 그런 걱정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위험에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이익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거래상대방도 무조건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가격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선물 거래가 필요한 주된 이유입니다. 가격변동에 따른 손실을 선물거래 등을 통해 상쇄시키는 투자기법을 헤지(hedging)라고 한다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또한 미래를 바라보고 가격이 결정되는 선물시장에는 해당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관련된 각종 정보가 집약되게 됩니다. 따라서 선물가격이 미래의 가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용한 정보들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물 가격을 통해 미래의 시장가격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공정하게 형성된 가격을 통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능해지게 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선물거래는 위험조절의 수단이 되면서 낮은 투자자금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원하는, 다시 말해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투자자를 유치하여 자본을 형성하는 데에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겠죠?

 

 

선물 거래, 어떻게 생겨났을까?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선물 거래소를 만들게 된 것일까요? 어떤 사람들은 선물거래의 시초를 17세기 일본에서 찾기도 하지만, 오늘날의 거래소 형태를 갖춘 최초의 선물거래소는 1848년 미국의 시카고에 설립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동부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시카고는 19세기 중반 일리노이와 미시간의 운하개통으로 미국 곡물의 집산지가 되어 콩, 옥수수, 밀 등의 곡물거래가 활발했습니다. 곡물거래의 중심지가 되자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곡물 거래물량에 비해 창고나 운송시설이 부족했던 시카고 지역은 겨울에 운하가 얼면 운송수단의 이용이 어려워 발이 묶인 곡물이 아주 낮은 가격에 거래되었고, 얼음이 녹으면 재고부족으로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상인들은 고민 끝에 선물시장을 고안해 냈습니다. 미리 가격을 정해서 사고팔자는 것이었죠. 즉, 자연재해, 작황 등으로 곡물생산이 변화하여 가격이 요동치고, 운송수단이 부족하여 화물이 도착하지 않아도, 매매가격과 인도시점을 미리 정해놓고 결제이행을 거래소가 보증해 주도록 하여 뒤늦게 낭패를 보는 사람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상인들은 선물시장을 통해 곡물을 미리 구매하여 가격이 크게 올라 손해를 보거나 제때에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고, 농부들은 미리 팔아놓아 작물을 수확한 다음에 작물이 팔리지 않아 손해를 보는 일이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선물거래

 

 

 

이런 선물 시장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생겨났을까요? 우리나라에도 선물거래와 유사한 거래 형태는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농촌에서 흔히 행해지는 밭떼기 거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밭떼기 거래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부와 이를 중개매매하는 중간상인이 수확 전에 가격을 미리 확정하여 매매계약을 맺는 것입니다. 이로써 농부와 중간상인 모두 매매가격을 고정하여 가격변동위험을 관리하게 됩니다. 이때 중간상인은 계약이행을 보증하기 위하여 계약금을 지불하게 되는데 농작물 가격이 계약금보다 훨씬 많이 폭락했을 경우에는 중간상인이 계약을 중도에 포기하기도 하여 농민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선물거래는 어느 한쪽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도 거래소가 대신해서 결제이행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밭떼기 거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한국증권거래소가 KOSPI 200주가지수를 거래대상으로 하는 KOSPI 200선물을 상장하면서 최초로 거래소 형태의 선물거래가 시작되었습니다. 19세기에 거래소 형태의 선물 거래가 처음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늦은 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파생상품시장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KOSPI200 옵션의 경우 2001년부터 2009년까지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해 왔답니다.

 

 

   <이미지 출처 : 한국거래소>

 

 

선물 거래를 통해 어떻게 이익을 얻을까?

 

선물을 매입하거나 매도하면 이에 따른 손익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물거래의 손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특정일 거래대상의 가격에서 계약을 체결한 당시의 가격을 뺀 것이 선물매입 또는 매도의 손익입니다.

 

먼저 선물매입 계약을 체결한 이득의 경우입니다. 금세공업자가 금선물 1계약을 1,500만원에 매입한 상황을 예로 들어보죠. 3개월후에 금의 가격이 2,000만원으로 올랐다면 금세공업자는 이를 즉시 시장에 팔아 500만원(2,000만원-1,500만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3개월 후 금의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이익은 더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금의 가격이 하락한다면 금세공업자의 손실이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선물 매도 계약의 경우를 볼까요? 금도매업자는 금세공업자와 금선물 1계약을 1,500만원에 매도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3개월 후 금의 가격이 2,000만원으로 올랐다면 금도매업자는 2,000만원에 팔 수 있는 금을 1,500만원에 팔아야 하므로 500만원의 손실을 입게 됩니다. 3개월 후 금의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손실은 더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금의 가격이 하락한다면 금세공업자의 이익이 커지게 됩니다.

 

너무 간단한 논리인 것 같지만, 여기서 생겨나는 손익이란 선물시장에 참여하는 거래자의 유형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선물시장의 참여자는 크게 헤지거래자, 투기거래자, 차익거래자로 나눕니다.

 

 

 

헤지거래자는 가격의 등락에서 초래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미래에 필요한 상품을 미리 사거나, 자신이 소유하거나 소유하게 될 상품을 미리 파는 선물계약을 맺는 사람을 말합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선물거래의 손익과 현물거래의 손익은 동일하기 때문에 현물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선물을 매도하는 경우와 미래에 현물을 매입하고자 하는 경우 선물을 매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물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헤지거래자를 위하여 생겨났기 때문에 현물거래와 동일한 기준으로 수익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헤지거래자가 선물시장에 참여하는 이유는 손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는 이익이라는 논리인 것이지요.

 

또다른 형태의 참여자인 투기거래자는 현물과는 관계없이 선물시장에서 가격변동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기책임하에 선물을 매매하여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들은 선물시장에서 유동성 제공, 시장정보 수집·분석·전달 및 헤지거래자의 위험을 인수하는 거래 상대방 역할을 합니다. 차익거래자는 현물과 선물간에 일시적인 가격차이가 발생했을 때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현물과 선물거래를 동시에 행하는 투자자를 말합니다. 이러한 차익거래를 위해서는 신속한 거래를 위한 컴퓨터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복잡한 선물거래가 왜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참여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셨나요? 사실 오늘 트러스트군이 선물 거래에 직접 참여하시기 위한 정보들을 충분히 드리지는 못했답니다. 이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이 워낙 복잡한 놈이이라서 말이죠^^;;;;

 

게다가 재테크 초보자분들이시라면 일단은 파생상품들이 생겨나고 거래되는 배경과 원리를 먼저 이해하시고, 파생상품의 기초가 되는 주식 등 현물 시장을 이해하신 후에야 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드셔야 하니 너무 조급히 생각하지 마시고 기초쌓기에 힘써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옵션거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