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신 생활 정보/이슈 & 트렌드

그리스인 조르바 vs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 悟付張의 冊vs冊

 

 

낮에는 너만큼 따사로운 그런 사나이

커피 식기도 전에 원 샷 때리는 사나이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

 

요즘 유행하는 '강남스타일' 가사의 일부분이죠.

 

과연 소설 속에서는 어떤 사나이가 있을까요. 별난 사나이 탐구 시작~~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

 

 

 

아들이 죽어도 춤을 추고 그렇게 염원하던 사업이 한 순간 날라가 버려도 춤을 추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나이

반면 스물일곱이라는 짧은 생을 살며 그렇게 학수고대하던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하고 SF소설에 푸욱 빠져 오타쿠처럼 산 찌질한 사나이

 

언뜻 보면 정반대의 삶을 산 두 사나이의 이야기가 감동과 희망과 울림을 줍니다.

 

그것은 삶의 진정성을 담아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타자에 대한 인간애를 드러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冊vs冊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주노 디아스의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으로 낙점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vs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노벨상을 받지 못했지만 노벨상을 받은 사람보다 더 유명한 카잔차키스.

그의 삶도 그리스인 조르바와 닮았습니다.

 

그는 생전에 써 놓은 묘비명에서 자유를 오싹할 정도로 함축하여 표현합니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가 만든 소설 속 주인공 조르바는 작가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결정체입니다.

자유로운 영혼은 약한 자에게 따뜻하고 어떠한 번뇌도 웃음과 한바탕 춤으로 슬쩍 넘어갑니다.

 

조르바를 만난 소설 속 '나'는 조르바의 매력에 흠뻑 매료되고 동화됩니다.

조르바 때문에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리지만 '나'는 먼저 춤을 춥니다.

그리고 백면서생이었던 '나'는 자유를 만끽합니다.

 

누군들 이런 사나이에게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스의 외로운 섬 크레타에서 탄생한 조르바는 그리스의 영웅이 되었고, 세계인의 로망이 되었습니다.

아래 오른쪽 사진에 나와 있는 목자와 붓다의 대화는 소설 속 '나'를 통해 작가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네요.

 

'내게는 자유롭고 착한 영혼이 있습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내 영혼을 길들여 왔고,

 나와 희롱하는 것도 가르쳐 놓았습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마음대로 비를 내려도 좋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도미니카의 비호감 오스카 와오.

그는 돼지처럼 살찌고 사춘기는 왕따로 지내고 수줍음 많고 책만 파는 꼴통입니다.

그런 그가 줄기차게 꿈꾸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진실한 쌍방향 사랑을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하필 작가는 이렇게 찌질한 주인공 이야기를 꺼낸 걸까요.

그것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암울한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오스카 와오의 할아버지는 저명한 의사이었지만 독재자 트루히요에 의해 희생당합니다.

독재정치는 저주처럼 서민의 삶을 갉아먹습니다.

 

오스카 와오의 어머니도 굴곡진 삶을 살아갑니다.

오스카 와오의 순박한 사랑은 트루히요 같은 냉혈한들에 의해 처참하게 죽음으로 내몰립니다.

 

오스카 와오가 죽기 직전 그렇게 기다리던 사랑이 잠깐 찾아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온 사랑을 오스카 와오의 애인 이본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것이 인생이라고.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고 희망하는 삶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늘 독재자, 저주, 폭군이 함께 공존합니다.

그러나 작가는 오스카 와오의 삶을 통해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 인생이라고 얘기합니다.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카리브해의 도미니카 공화국.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고 눈이 시리도록 퍼런 바다가 나풀거리고 밤이면 메렝게 리듬에 맞춰 힙합 같은 삶을 살 것 같은 곳.

 

그곳에도 또 다른 애환이 있고 사랑이 있고 관계가 있네요.

(아래 오른쪽 사진은 세인트루시아 출신의 시인 데릭 월컷의 시 – 책의 앞부분에 수록)

 

오스카 와오 주노 디아스

 

 

 

 

 

자유롭든 찌질하든 사나이의 앞길에는 고단함이 묻어납니다.

그런 고단함도 웃음으로 날려버리고 나약함을 연민하고 농담처럼 삶을 즐기는 사나이.

넘어지고 깨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나이 멋진 사나이에게는 샘솟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사색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감옥을 경험하고 삶의 진실을

뼈저리게 느낀 두 분의 진지한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