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학교 미래관(도서관)은 공간사 작품으로 2003년에 준공되었어요.
2004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본상'에 입상한 작품인데 이 건물은 2000년대 이후
서울 시내 대학교 건축의 새로운 유행을 보여주는 예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1960~1970년대 학교건물의 상징인 콘크리트 건물을 선례로 삼아 다양하게 응용하는 방식이에요.
전체 구성은 이런 선례의 단순 육면체 얼개를 깨고
몇 개의 큰 덩어리를 교차시키며 쌓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특히 창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요.
학교 건물은 비례가 옆으로 널찍한 수평 방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여기 수직 창을 넣어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운 학교 건물에 긴장감과 변화의 느낌을 주었어요.
창을 분할하는 방식과 프레임 같은 디테일을 다양하게 처리해서 이런 느낌을 많이 주었지요.
재료 본연의 무채색을 지켜서 교육 시설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창은 가급적 밝은색의 유리를 사용해서 고답적 분위기를 벗어나게 했어요.
학교 건물 본연의 자세인 반듯한 규칙성을 지키면서 변한 시대에 맞게 패션풍의 경쾌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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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와 정림건축 등이 이런 유행을 선도하는데
공간사는 이 건물보다 먼저 성신여자대학교 난향관에서,
정림건축은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각각 이런 유행을 먼저 선보인 적이 있어요.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차차 대학교 건물들 답사를 하려고 합니다.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미국은 캠퍼스 건축에서 새로운 양식을 시도하는 실험작이나
이미 유명해진 대가들의 걸작 등 좋은 건물이 많이 나오는데요.
우리나라는 대학교의 어려운 재정형편과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둘 모두가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초중고등학교는 더 심한 형편이고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초중고의
단조로운 학교 건물은 1960~14970년대 근대화기 때 교복처럼 굳어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대학교까지 이식되어 등급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학교 건물의 전형처럼 되었지요.
유행도 바뀌고 대학교의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경부터
여기서 벗어나려는 시도들이 캠퍼스 건축에서 시도 되었는데요.
하지만 정작 대학교의 어려운 재정 형편과 보수적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이런 상태에서 대학 운영자들은 새로운 캠퍼스 건축을 요구하게 되었어요.
이 건물은 캠퍼스 내의 위치로 보나 도서관이라는 기능으로 보아
학생동선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어요.
방향성은 1층 절반 정도를 뚫는 방식으로 좌측은 도서비치 및 열람을
우측은 일반열람실로 나뉘어져 있어요.
건물 내부에서는 이 축과 직각 방향으로 등뼈형 계단이 주 동선을 담당하고 있어요.
1층 로비에서 90도 꺾으면 작은 포켓 공간이 나오고
여기에서 다시 유턴하면 곧은 계단이 일직선으로 올라갑니다.
일직선으로 뻗은 계단이 건물 제일 앞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오르내리는 모습이
유리에 비치는데 이것 자체가 하나의 디자인 요소가 되고 있어요.
<도서관 1층 로비>
<한성대학교 역사관>
<옥상정원>
<서가 내부>
눈이 오고 난 후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하늘이 유난히 맑아
저 맑은 유리가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어요.
내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눈빛은 더 맑고 깨끗함을 느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지 십여 년이 다 되어가서 그런지 꿈이 있고, 열정이 있는 그들이 부러웠습니다.
도서관의 명칭은 '미래관'이었습니다.
그들의 미래를 조금 더 가깝게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지식을 품은 공간, 미래관.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그들이 꾸는 꿈에 햇살 가득한 이 공간이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느끼고 믿게 되었어요.
투명한 유리의 큰 꿈이 빛을 바라길 맑은 하늘을 보며 생각했답니다.
Tip! 지식을 품은 공간! 한성대학교 미래관 가는 방법
한성대학교 미래관
주소 : 서울 성북구 삼선동2가 389 한성대학교
스쿨버스 운행 및 관련 문의 : 총무인사팀, 02-760-4231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 4호선 한성대입구역 2번출구 → 도보 또는 한성대학교행 02번 마을버스 이용 (5분거리)
- 6호선 창신역 4번출구 → 낙산행 마을버스 (03번) 이용 (5분 거리)
- 1호선, 4호선 동대문역 5번출구 → 낙산행 마을버스 (03번) 이용 (20분 거리)
참고문헌: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 임석재, 인물과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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