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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필진 칼럼/여행/캠핑/맛집

덕유산 눈꽃여행 , 눈꽃 구경가서 스키만 타고 오다 - 김영필의 풍경을 담는 여행

 

 

코끝이 찡한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몇 년 동안 벼르던 덕유산 상고대를 촬영하기 위해 눈꽃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상고대는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사라져 버립니다.)

 

Tip! 상고대란?

영하 온도에서 물방울이 나뭇가지 등의 물체와 만나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있는 것. '수상(樹霜 air hoar)', '나무서리'라고도 한다. 해가 뜨면 금방 녹아 없어진다.

 

 

 

덕유산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겨울 눈꽃 사진 출사지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25분이면 설천봉에 도착하고,

정상 향적봉까지는 600m로 천천히 걸어서 30분이면 오를 수 있습니다.

 

 

Tip! 덕유산 곤돌라 이용 정보

무주리조트에서 관광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르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25~30분 만에 쉽게 오를 수 있다. 산이 험하지 않아 가족단위 여행으로 좋으며, 정상에 오르면 적상산, 마이산, 가야산, 지리산, 계룡산, 무등산을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조망이 빼어나다.

 

 

 

무주리조트 홈페이지 : www.mdysresort.com

 

스키 시즌에는 전국 각지에서 무주리조트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있어

운전에 대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새벽 5시쯤 출발해서 오전 9시 정도면 도착합니다.)

 

겨울 출사는 추운 날씨 때문에 큰 맘 먹지 않으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높은 산은 변덕이 심한 날씨도 대비해야 합니다.

짧은 거리를 등산한다 할지라도 다음 준비물들을 미리 챙기면 좋습니다.

(상하 내의, 긴 팔 상의, 보온용 상의, 방풍용 재킷, 겨울용 하의, 방풍용 하의,

양말 두 켤레, 등산화, 아이젠, 스패츠, 보온병, 간식, 안면보호대, 따뜻한 모자, 귀마개)

 

혹 무주리조트에서 향적봉에 올라보신 분들이 이 많은 준비물을 보면 웃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향적봉까지는 거리도 짧고 길도 잘되어 있어 아이젠만 있어도 쉽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아이젠 없이 운동화를 신고 오시는 분도 있는데 빙판이 많아 위험합니다.)

  

 

산에서는 날씨의 변화가 심합니다. 더워서 땀이 날 정도의 날씨에서

한순간 체감온도 영하 수십 도로 떨어지는 겨울 산은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눈꽃 여행은 날씨가 중요합니다.

두텁게 쌓여 있던 눈꽃도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나무를 덮고 있던 눈이 녹아버립니다.

 

저 역시 출발 며칠 전부터 날씨를 계속 확인했습니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다는 예보가 계속되고,

새벽에 일어나 출발해야 하는 고단함에 잠깐 맘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날 중남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거라는 뉴스에 배낭을 꾸렸습니다. 

새벽 4시 50분 구로 디지털에서 출발한 버스는 잠실에 들러

승객들을 스키장별로 나눠 태우고 출발합니다. (목적지 무주리조트 확인 후 탑승)

 

깜빡 잠들었었는지 어느새 창밖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점점 눈이 굵어지더니 고속도로에도 눈이 쌓여 차들은 거북이걸음입니다.
하얀 설경을 그려보니 마음은 벌써 덕유산 정상입니다.

 

 

 

눈 때문에 예상보다 30분가량 늦게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하얗게 변해가는 주변 풍경과 내리는 눈으로 정상이 안 보이는 덕유산이 걸음을 재촉합니다.


올라가는 버스를 미리 예약해두고 곤돌라 티켓을 끊으러 갑니다,
티켓 부스 앞에 눈꽃 촬영을 오신 듯한 분들이 몇 분이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멀리서 휴가 내고 KTX에 택시비까지 비용도 많이 들여서 왔는데…."
뭔가 불길한 느낌을 받으며 티켓부스 아가씨에게 살짝 물어봅니다.

 

"혹시 곤돌라 운행 안 하나요?"


예쁜 아가씨가 상냥하게 답을 합니다.
"아뇨, 운행합니다. 그런데 오늘 날씨가 안 좋아 덕유산 입산이 통제됐습니다.
설천봉까지만 가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곤돌라 운행이 중지될 수 있습니다."
 

 


ㅠ.ㅠ 눈꽃과 상고대를 촬영할 꿈에 찬물이 부어졌습니다.
하루의 휴가와 하얀 설국의 꿈이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쉬운 마음에 티켓부스 아가씨에게

언제쯤 입산금지가 풀릴 거 같으냐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대피소를 예약하신 한 분은

미리 연락을 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덧없는 항의를 하기도 합니다. 

겨울 산은 더 위험하고 입산이 통제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일 거라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을 누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꿩 대신 닭이라고 스키만 실컷 타고 왔습니다.

 

저처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해도 겨울철 기상이 악화하여

곤돌라 운행이 멈추거나, 입산이 통제되는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스키복을 챙겨가는 것도 좋습니다.

 

 

사진촬영 – 윤홍진(아마추어 사진가)

 

 

 

 

덕유산 눈꽃과 상고대는 보통 아래 사진의 붉은색 코스를 따라가며 촬영하게 됩니다.

곤돌라 탑승장이 있는 설천봉과 정상인 향적봉 그리고 능선으로 이어져 있는 중봉

이 세 곳 주변으로 촬영 포인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향적봉을 지나 중봉으로 가는 능선의 주변에서도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포인트들이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향적봉까지만 다녀오시길 권장합니다.

 

향적봉에서 일출을 찍고자 할 때는 향적봉 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일출 촬영을 하면 됩니다.

향적봉 대피소예약자만 숙박할 수 있으므로

전화로 예약 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063-322-1614)

방문객이 많은 연말/연초 주말에는 2~3주 전에 예약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