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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급부상한 미래 에너지 셰일 가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에너지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쓰고,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국정보고 연설이 요즘처럼 큰 힘을 받은 이유. 이 모든 게 셰일 가스 덕분인데요, 셰일 가스가 무엇이기에 어쩌면 오바마를 살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걸까요

-글 이선정(KRX 매거진 편집장)

 

 

 

지난 2월 대만, 3월 러시아 등 최근 각국 최고 지도자들이 결정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선거전으로 미국 대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정운영이 연설만한 신뢰감을 주지 못해 곤혹스러웠던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살아나는 광경이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하기 때문이죠.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1%에 달한 반면 강력한 우승 후보인 공화당 롬니 후보는 45%만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일자리가 늘고 경제지표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에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죠.

실제로 지난 2 3일 발표된 고용지표에 따르면, 계속 9%대를 맴돌던 미국의 1월 실업률은 8.3%로 하락. 지난 2009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탄력을 받은 히든 카드 중에는 에너지 산업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어쩌면 미국을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낳은 셰일 가스가 톡톡히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셰일 가스는 무엇일까요?

셰일 가스는 부서지기 쉬운 퇴적층인 셰일 속에 있는 메탄가스로 천연가스의 일종입니다.

 

물과 화학 물질을 강한 압력으로 분사해 암석층을 깨트리면 그 사이에 있던 가스가 나오게 되는 것이죠. 기술 개발에 시간이 걸렸고 원유수입 대비 경제성이 떨어져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으나 최근 유가 급등으로 셰일 가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실제 미국에서 2009년부터 셰일 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해 천연가스 가격이 1boe 3달러까지 낮아졌습니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부터 이미 셰일 가스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세일 가스의 발견은 전 세계 에너지 구성에서 폭발적이고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며 셰일 가스가 매장된 중국,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남아프리카는 에너지 공급의 전통적인 지정학적 판도를 뒤엎을 것으로 평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셰일 가스에 대한 관심 환기가 증폭된 시점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초 국정 보고 연설 이후부터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셰일에 있다고 격찬하면서 2020년까지 가스 산업을 통해 600,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호기 넘기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후 국내 관련 수혜 기업을 찾는 증권사들 리포트와 언론의 기획기사가 줄을 잇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 지난 2월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망강연자로 나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IEA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천연가스 황금시대가 올 것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셰일 가스의 가치도 가치려니와 선거의 성패와 강대국의 에너지 안보가 걸린 사안이라는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 아직 전초전 단계도 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드러나는 관심은 조족지혈에 불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올해 다보스포럼 에너지분과 의장이기도 했던 비롤박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관련 프로젝트가 이미 5개나 진행 중이고 중국도 5개년 계획에 셰일 가스 개발 내용을 포함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주목할 것이 셰일 가스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힘의 경쟁입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셰일 가스 수출로 미국은 2020년까지 1,45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감축할 수 있을 전망인데요,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됐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중국일지도 모릅니다.

 

영국의 비즈니스 모니터 인터내셔널(BMI)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경 1,000만 배럴 정도의 석유가 필요하지만 석유 생산은 2014 410만 배럴을 정점으로 하향세로 접어들어 이후 에너지 수급에 대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자칫하면 기구의 에너지 속국 신세로 전략할 수도 있는 상황. 항간에서는 에너지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격돌하는 상황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중순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이 새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셰일 가스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왕민 국토자원부 부부장(차관) 12일 전국지질조사공작회의에서 올해 셰일 가스 등 대체에너지원 조사와 평가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고, 이미 중국의 정유회사들은 미국과 캐나다 일대를 돌며 셰일 가스 기술과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2대 정유회사인 시노펙(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이 미국의 데본 에너지가 보유한 가스전 지분의 33% 22억 달러에 인수했고, 페트로차이나는 캐나다 가스 시추 기업을 접촉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투자 정보 사이트인 머니 모닝의 켄트모스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는 이런 상황을 예상해 지금은 에너지 기업 주식을 사 모을 때라고 말합니다.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인 엑손 모빌은 물론 영국의 BP, 멕시코에서 가스 채굴에 나선 케니에르 에너지 등이 언급 대상이였는데요, 이미 미국의 셰일 가스 개발 회사인 체사피크에너지의 시가 총액은 10년 사이 160배나 불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파나마 운하 확장 공사가 끝나는 2014년 이후가 되면 세계 에너지 시장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셰일 가스가 무탄소 시대로 가는 에너지의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확신이 강해지면서 국내 가스 산업계도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LNG 가스 생산 공급 등과 직접 관련이 있는 기업은 SK가스와 지주회사 격인 SK E&S, 대성그룹의 에너지 사업 계열인 서울도시가스, 대성에너지, 경북도시가스, 대성산업, 대성산업가스, LS 그룹 계열로 E1, 예스 등이 있다. 그 외 한국가스공사, 삼천리, 경동도시가스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요, 이중 가장 먼저 큰 행보를 보인 곳은 SK입니다.

 


 

SK E&S는 최근 SK이노베이션, SK건설 등과 공동으로 LNG 부문을 가스전 개발 담당의 업스트림(Up-stream) 개발본부와 LNG 플랜트담당으로 재편했고 지난 2 15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자원개발(E&P) 전문기업 셰퍼럴 에너지 인수를 위한 배타적 우선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셰퍼랠 에너지의 2010년 말 기준 일 생산량은 24boe, 보유매장량 가치는 약 2조 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 도시가스 도매 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한국가스공사는 오는 2017년부터 미국의 셰일 가스를 연간 350t 수입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 외에 LNG운반선 건조에 있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증권사들의 관심 대상이고 LNG 액화(또는 기화) 설비 기자자업체들도 수혜 대상으로 꼽히는데요, 스팀터빈원천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 HRSG(보일러) 관련한 BHI, 신텍, S&TC, 대경기계기술, 성진지오텍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럼 여기서 셰일 가스가 아무 문제점 없는 완전무결한 미래의 에너지가 될 수 있을까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우선 셰일 가스는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킵니다.  암석층 파쇄에 사용되는 독성 첨가제가 가정용 수도까지 전달된다는 문제가 제기 된지는 오래죠. 게다가 셰일 가스 시추로 인해 지진 발생에 대한 우려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IEA는 오는 5월 셰일 가스와 관련한 환경 규제 가이드 라인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R&D 매거진 인터넷판은 2 6일 보도를 통해 5월 가이드라인이 셰일 가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2015년 미국이 진짜 에너지 순수출국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오바마 대통령은 셰일 가스 덕분에 이번 대선에서 큰 힘을 얻었고 한동안 곳곳에서 셰일 가스라는 단어를 지금보다 더 많이 듣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출처: 본 내용은 대신그룹 사보 <대신愛가득> 03+04월호의 <Daishin family | 금융 트렌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