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신 필진 칼럼/절세/재무설계

주식투자의 기본을 생각한다 - 이영철의 생애재무관리

필자가 증권회사에 입사한 지 올해로 어언 20년, 나이로는 40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금융기관에서 그것도 투자 전문회사인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었다면 지금쯤 투자의 고수가 되어 있어야 낯이 설 것 같은데, 글쎄요….

 

아내는 가끔 타박합니다.  "당신은 증권사에서 20년을 근무했으면서도 영~~"

제가 생각해도 투자에 있어서는 좀.. 그렇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이뤄 놓은 게 없으니 말입니다.

 

주식투자의 기본을 생각한다 - 이영철의 생애재무관리

 

 

나름 돈을 제대로 모아 보겠다고 투자의 고수도 찾아가 들어보고,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책들도 이것저것 찾아 섭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돈을 불리고 투자에서 성공하는 것이 배운 이론이나 전문지식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닌 듯 합니다. 그 이상의 무엇이 더해져야만 투자에서 낭패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참 어려운 일이고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또 그렇다고 누구나 성공한다 할 수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에는 접근하기 위한 기본원리와 길이 있게 마련입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이 등산로를 따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오른다든지, 광활한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이 나침반도 없이 목표지점을 찾아간다는 것은 무모한 짓입니다.

설령 여행자의 운이 좋아 또는 감이 뛰어나 정상을 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 시점에는 분명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을 겁니다.

 

만약 등산로를 따라 올랐거나 나침반을 갖고 시작했다면 좀 늦게 도착하더라도 안전하게 다다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의 원칙이 있습니다.

그러한 최소한의 투자원칙을 지켜 실행한다면 크게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필자가 최근 몇 년간 투자에 관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에 임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이었습니다.

 

강의를 위해 우선 국내외 투자 고수들의 자서전과 투자 관련 이론서적들을 섭렵하며 다시한번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강의 준비작업을 하면서 새삼 느낀 것은 투자 고수들에는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확고한 투자철학과 투자원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습득한 투자원칙과 고수들의 성공노하우를 실제로 따라 해 보면서 스스로 검증도 해보았습니다. '정말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제 나름대로의 주식 투자원칙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의 성공노하우나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투자원칙이 뭐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간단하고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단지 우리가 실천하지 않아 실패할 뿐입니다.

주로 주식투자에 관한 내용이지만 펀드투자 시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펀드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정리하겠습니다)

 

 

주식투자의 기본을 생각한다 - 이영철의 생애재무관리

 

제가 정립한 투자원칙은, '여유자금을 가지고, 1등 주식에 ,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싼 가격)에 매수하여, 목표수익률 도달 시 반드시 실현한다' 입니다.

 

주식투자를 함에 있어 빚을 얻어(신용대출 등) 한다거나 기간에 제약이 있는 자금이라면 결코 평정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 해도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상환부담을 가진 상태에서는 투자에서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를 시작할 때는 반드시 여유자금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단계적인 접근방법이란, 목돈을 만들어감에 있어 우선 안전한 방법으로 종잣돈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십시요.

그리고 종잣돈이 만들어졌으면 한 템포 숨을 고르고 나서 그간 터득한 투자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대로 투자해 가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방법, 탐욕적인 생각이 투자를 망치게 됩니다.  기억하십시오.

 

 

 

 

선택은 순간이지만 결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시장에서의 양극화를 생생히 경험하셨을 겁니다.

업종 1등 주식의 상승률과 2등 주식의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보도자료도 보셨을 겁니다. 상식적인 생존원리를 생각해도 분명합니다.

주식시장에서 경기가 좋을 때에는 1등 주식뿐만 아니라 2등, 3등, 4등 주식들도 비슷하게 상승합니다. 그러나 경기가 위축되면 먼저 4등 기업이 무너지고, 그 다음 3등 기업이, 그 다음 2등 기업이 무너집니다.

결국 1등 기업만 남게 되어 그 시장을 독식하게 됩니다.

 

 

주식투자의 기본을 생각한다 - 이영철의 생애재무관리

 

더구나 투자전문가가 아닌 일반투자자라면 최고 우량주, 1등 주식이 아니면 쳐다도 보지 말아야 합니다.

단 1주를 보유한다 해도 1등, 최소한 2등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등 주식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투자의견에 대한 자료도 많이 있습니다.

 

각 증권사 창구에 나가 관심 있는 주식 종목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의견이 담긴 리포트를 구해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는 그 기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텍스트 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업황이나 수익구조, 적정주가 등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한 후 냉정한 자세로 투자결정을 해야 합니다.

 

싼 주식, 속삭이는 주식, 온갖 테마주식(본질가치와 관계없는 작전테마주群), 고수 추천주식 등은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쳐다도 보지 마십시오. 패망의 지름길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주식은 본인이 스스로 발굴하여 확신이 들어야 투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자기 확신이 없이는 절대 오래 보유할 수 없습니다.

설령 1등 주식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종목을 선정할 때 최고 우량주식, 업종 1등 주식 중에서 투자 가능 종목군으로 10여 종목을 눈여겨봅니다. 무엇보다 본질가치 대비 너무 싼 주식으로 PBR이 1 이하인 절대 저평가 주식에 관심을 갖고 가격이 충분히 떨어지기를 기다려 마음에 정한 목표가격에 도달하면 매수 타이밍을 잡습니다. 대부분 바닥은 아니지만 무릎 언저리 정도에서 매수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적정가격보다 충분히 싸고 스스로 판단해도 매력적인 가격이라 확신이 들 때 들어가야 합니다.

투자의 고수 워런 버핏도 강조했습니다. "평생 주식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열 번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1년에 투자할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매년 예상하지 못한 대내외 시장 충격이 와서 주가가 요동을 치는 때가 몇 차례 꼭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 지진이 난다거나, 북한에서 장난을 친다거나,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떤 문제가 터진다거나,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다거나…. 이런類의 일시적인 이벤트로 비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될 때 미친 척 여유자금으로 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뭘 그리 급하게 사고팔고 사고 팔고 할 필요가 있습니까? 제대로 사서 제대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좋은 태도 아닐까요?

 

 

주식투자의 기본을 생각한다 - 이영철의 생애재무관리

 

 

 

투자자마다 목표수익률이 상이하겠지만 너무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 목표가격에 도달하면 특별한 이슈가 아니라면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항상 탐욕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매도한 후 주가가 더 올라가도 너무 속상해할 필요 없습니다. 나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한 사람 몫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종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15~20%를 잡습니다.

보통 1년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매매기회가 오는데 어떤 경우에는 한 종목을 3년 이상 기다리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최근 몇 년의 투자결과를 검증해 본 결과 의사결정이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100% 투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치명적인 손실을 본 경우는 없었고 무엇보다 평정심을 가지고 일상에 전념하면서 자산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전제되어야 할 것은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것에 충분히 이해하고 학습한 후에 서서히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심심풀이로 가볍게 생각하고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주식이든 채권이든 펀드든 투자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확신이 선 후에 겸손한 자세로 천천히 접근 하여야 합니다. 자기만의 투자원칙을 정립한 후 워밍업 과정을 거쳐 스스로 깨쳐가면서 결정적인 때에만 주식투자 기회를 가지십시오. 그렇게 겸손히 접근할 때 투자에서 실패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본질가치 대비 상식적으로도 너무 싸다고 느껴지는 좋은 주식을 1년에 한두 번 매매 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비싼 수업료만 내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