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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 vs 경제 119 - 悟付張의 冊vs冊

 

 

경제민주화라는 담론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며

아주 뜨거운 화두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경제문제에 민주화라는 단어가 어떻게 접목되는 것인지 그 뜻이 아리송합니다.

대개 정치에 덧붙여지는 말이 민주화인데

요즘은 경제민주화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듣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나라 경제가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저성장이 심화되며

자연스럽게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핵심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경제민주화에 관한 책들은 어떤 것이 있고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경제민주화란? (economic democratization)

 

'경제민주화'란 용어에 대한 정의는 정치권, 학계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18대 대선을 거치며 이슈화 된 '경제민주화'는 자유시장경쟁체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공평하지 못한 부의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가 관련 정책을 실시하거나 규제를 둔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 119조 2항 조문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헌법을 기초로 한 경제민주화의 주요 골자는 1)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2) 적정한 소득분배 3)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로 요약된다.

 

 

 

 

 

 

 

과연 어떤 책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잘 기술되어 있는지 선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라는 주제와 맞지 않아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제목을 그렇게 붙인 것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제 주관적으로 현재 여당과 야당의 경제 정책에 어느 정도 관여하면서

보수와 진보이론을 대변하고자 노력하는 분들의 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워낙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담론들이 얘기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책에 담겨진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는 데 치중하겠습니다.

 

 

 

우선, 여당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자칭 타칭 경제민주화의 전도사라 일컬어지는

김종인 위원장의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를 골랐습니다.

 

다음으로는 야당에서 금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경제민주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한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쓴 <경제 119>를 선정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노암 촘스키 등 여러 명이 쓴 <경제민주화를 말하다>

이정우 교수 등 여러 명이 쓴 <경제민주화> 등의 책이 있었으나

일관되게 경제민주화 담론을 담아내지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冊vs冊은 김종인 위원장의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와

유종일 교수의 <경제 119>로 낙점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1987년 격동의 시기에 개헌 작업에 참여해

헌법 제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만든 것으로 유명합니다.

 

헌법 제119조 2항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헌법에 들어가긴 하였지만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물결에 파묻혀 유명무실하게 됩니다.

이 조항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것은

앞에서 언급했지만 작년에 실시한 411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서입니다.

 

그것은 87년 민주화 운동부터 현재까지 정치는 어느 정도 민주화되었지만

경제는 오히려 심한 양극화 현상으로 경제주체간의 조화가

무너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에 대한 세부적인 해법을 놓고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이견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책에서 경제민주화는 절대로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시장경제를 보완하기 위해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단 시장경제를 인정하면서 더 이상 방치하였을 경우

시장 경제질서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재벌개혁에 대한 문제도 순환출자나

출자총액 제한제도보다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해결을 주장합니다.

 

또 복지의 문제에 있어서도 성장을 전제로 한 복지를 주장합니다.

이슈가 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에 대해서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재정이 뒷받침되는 복지를 얘기합니다.

 

그 밖에 이 책에서 주로 주장하는 정책을 살펴보면

 

  • 정부의 개입을 더 강화하여 양극화 문제 해소
  • 노동법 개정을 통한 노사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
  • 조세, 재정 문제 개혁
  • 중앙은행 독립을 이루는 금융 개혁 등이 있습니다.

 

 

 

 

 

 

 

유종일 교수의 책 <경제 119>는 100페이지가 약간 넘는 길지 않은 책입니다.

중간 중간 사진과 그래프를 삽입하여 읽는 데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유교수는 앞부분에서 청년들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되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MB노믹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해법은 경제민주화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유교수가 얘기하는 경제민주화는 세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정경쟁, 참여경제, 분배정의.

아마 이 세 단어가 유교수의 경제민주화 핵심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책에서 제시한 유교수의 12가지 핵심 정책은

경제주체들 간의 평등을 향한 해법이 많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의 책과 아주 대비되는 것은 역시 재벌개혁에 대한 것으로

유교수는 12가지 핵심 정책 중 3가지를 이 부분에 할애하며 재벌 범죄를 근절하고,

재벌의 출자 규제와 재벌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반대한다고 얘기합니다.

 

또, 노동자의 권리 문제에 대해 3가지 주제를 할애하여

비정규직 문제 해결, 정리해고제도 개혁, 노동조합 조직률 높이기 등을 주장합니다.

 

그 밖에 주요 정책으로는

  •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회균등선발제도
  • 중소기업 보호
  • 금산분리의 강화와 금융감독 개혁
  • 종업원 대표의 이사 추천권 도입
  •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로 부자 증세 등을 주장합니다.

 

 

 

 

 

 

문제 인식을 같이 하지만 해법이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민주적입니다.

누구의 논리가 맞다 틀리다를 떠나 경제민주화라는 문제가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논의가 되어 바람직한 해법을 찾아가고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 경제민주화는 누구나 인식하듯 자본주의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정책 당국은 물론 각 경제주체는 이 문제에 대한 치열한 논쟁과 고민을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