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는 흔히 앙숙관계를 의미하는 동물로 흔히 인용됩니다. 언제부터 이 두 동물들이 좋지 못한 사이를 나타내는 동물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인류의 역사 속에 남아있습니다.
이는 미술작품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개와 고양이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는 상징으로써 크게는 작품이 표현된 각 시대의 사회상, 통념을, 작게는 작품을 창조한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고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고양이는 서양미술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고양이에게도 좋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 때 고대 이집트에서는 풍요와 다산을 관장하는 바스테트라는 여신이 고양이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숭앙 받았을 뿐만 아니라 상류층의 친밀한 동반자로서 존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집트여신-바스테트의조각상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중세를 거치면서 고양이는 마술을 부리는 마녀의 변신한 모습이라는 인식과 함께 사람을 현혹하는 사악한 동물로 간주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양이의 이미지는 이때 형성된 것으로 특히 검은 고양이는 흉조의 상징이라 하여 사람들로부터 더욱 배척당하였습니다. 이 동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맞물려 서유럽 대륙을 휩쓴 마녀사냥 열풍으로 고양이에 대한 무차별적인 학살이 자행되었는데 일설에는 당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고양이를 죽인 탓에 쥐를 매개로 한 흑사병이 더욱 빠른 속도로 퍼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양이의 수난은 중세 이후에도 계속되는데 이는 19C 사실주의 화파의 거두,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에두아르 마네 作 - 올랭피아
[사진출처: 구글]
이 작품 마네가 1863년 완성한 '올랭피아'라는 작품입니다. '풀밭 위에서의 점심식사'라는 마네의 대표작과 유사하게 이 그림 역시 티치아노나 조르지오네와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아 누워있는 미인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 내용면에서 당대 프랑스 미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간주되었습니다.
티치아노 作 - 우르비노의 비너스
[사진출처: 네이버]
왜냐하면 아리따운 여인의 누드를 묘사함으로써 헤라, 아프로디테와 같은 여신의 존귀함, 고귀함으로 빛나는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전적이고 조화로운 미감에 대한 찬사와 동경을 드러냈던 르네상스의 화가들과는 달리
올랭피아의 여인은 당대 이름을 떨쳤던 창부를 모델로 한 그림으로 이상성이나 고귀함의 미학을 드러내려는 목적은 전혀 담겨있지 않은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림을 감상하는 관객을 본능을 자극하는 유혹하는 듯한 도발적인 몸짓과 시선, 풍만한 육체미를 강조하는 포즈를 통해 여인이 가진 퇴폐미를 한껏 발산하고 있지요.
이러한 요부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여인의 밭 밑에 서있는 검은 고양이입니다.
티치아노 작품 속 여인의 발치에 있는 강아지가 순종과 정절을 상징한다면, 올랭피아에 묘사된 고양이는 바로 여인과 성적으로 관계를 가지는 남성, 창부를 찾는 고객의 남성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역할을 하여 언뜻 그림만 보았을 때 쉽게 포착해내기 어려운 여인의 정체, 그리고 작가의 의도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물론 고양이라고 해서 항상 사악함, 성적인 방종, 타락을 의미하는 동물로 표현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르누아르 作 – 줄리마네, 고양이를 안고 있는 아이
[사진출처: 구글]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가 그린 '줄리마네-고양이를 안고있는 아이'라는 그림에서 고양이는 마네의 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이 그림은 앞서 소개한 올랭피아를 그린 에두아르 마네의 동생, 외젠 마네의 딸인 줄리마네를 그린 것으로 작품을 보면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 섬세하되 지나친 뚜렷함을 배제한 윤곽선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발그레한 뺨의 풋풋한 소녀와 그 품에 안긴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사랑과 온기로 충만한 그림의 분위기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략적으로나마 서양미술에서 나타난 고양이의 여러 모습들에 대해서 찾아보았는데요. 다음 번에는 서양미술사에서 표현된 강아지를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고양이와 개에 관한 이미지를 그림으로 되짚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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