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 뭔가요?

Q. 트러스트군,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김00님,42, 서울 강동구)

 

며칠 전에 경제 뉴스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이라는 용어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워낙 빠르게 해설이 지나가서 그런지 뉴스를 보고 나서 무슨 말인가 멍해지더라고요^^;;

 

우리나라에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트러스트 군이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려주세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화폐의 액면가(denomination)를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를 말합니다. 즉, 화폐단위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죠.

화폐의 가치변동 없이 모든 은행권 및 지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조정하여 새로운 통화단위로 화폐의 호칭을 변경하는 것으로 화폐단위를 1000 대 1, 100 대 1 등으로 바꾸는 식입니다.

 

과거, 일부 선진국에서 자국 통화의 대외적 위상을 제고할 목적으로, 중남미 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국민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할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종전에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이라 불렀으나, 한국은행은 디노미네이션이 화폐, 채권, 주식 등의 액면금액을 의미하기 때문에 화폐단위 변경을 영어로 표현하려면 ‘리디노미네이션' 또는 ‘디노미네이션의 변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하게 되면 장부기장이 간편해지고 자국 화폐의 대외적 위상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억제와 지하자금 양성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디노미네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지폐부터 동전까지 모두 새로 제작해야 하고, 새 돈에 맞춰 자동화기기와 각종 자동판매기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새 화폐의 등장과정에서 국민적 혼란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격표를 바꾸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분의 1 리디노미네이션을 한다면 560원짜리 물건을 5원 60전에 팔아야 하는데, 끝자리를 올려 6원에 팔 가능성이 있죠.  또한 물건이 싸졌다는 착각에 과소비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 등은 인플레이션 누적에 따른 돈 계산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어요. 프랑스와 핀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자국 통화의 대외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했었죠.

 

이 밖에도 호주와 뉴질랜드 등의 국가는 파운드화 화폐 체계를 계산하기 쉬운 십진법 체계로 개선하기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리디노미네이션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죠.

1953년 2월 15일「대통령긴급명령 제 13호」를 공표한 것이 제1차 리디노미네이션 입니다.

이 당시에는 전쟁으로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계속적인 거액의 군사비 지출 등으로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날로 커지면서 통화의 대외가치가 폭락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화폐 액면금액을 100대 1로 절하하고, 화폐단위를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는 조치를 단행했죠.

 

제2차 리디노미네이션은 1962년 6월 10일 「긴급통화조치법」에 의해 실시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구(舊)권 단위 화폐의 유통과 거래를 금지하고 화폐 액면을 10분의 1로 조정한 새로운 ´원´ 표시 화폐를 법화로 발행한다는 것이었죠.

 

당시 정부는 퇴장자금을 양성화하여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한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고 과잉통화를 흡수하여 인플레이션 요인을 제거하는 목적으로 이를 시행했던 것입니다.

 

 

 

2008년 우리나라의 인터넷뱅킹 거래금액이 1경[京, 1조원의 1만 배로 10의 16제곱, 10¹⁶]을 넘었습니다.

통계규모가 커지거나 물가 상승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화폐로 표현하는 거래단위 숫자가 너무 커져 거래나 계산, 회계처리 등 경제생활 속 불편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요.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면 우리나라 화폐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점, 즉 고액권 발행이나 위조·변조 방지기능 강화 필요성 등이 한 번에 해결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차피 화폐체계가 바뀌기 때문에 고액권을 따로 만들 필요도 없고, 새 지폐를 만드는 과정에서 첨단 위조·변조 차단장치를 넣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 나가면 말레이시아 통화가 달러당 한자릿수 통화이고 중국도 한자릿수 통화인데, 우리는 네자릿수 통화입니다.

0이 많이 붙는다는 것이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 자체가 원화의 국제적 위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셨나요?

당연하게만 느껴지던 화폐 단위. 하지만 화폐단위 하나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아시겠죠?

이제는 화폐 단위에도 관심을 가지고 우리 경제를 바라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