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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금융 경제/금융경제 상식/용어

그레샴의 법칙이 무엇인가요?

Q. 트러스트군, 그레샴의 법칙에 대해 알려주세요~

                                                                                       (00 , 24, 경기 과천시)

 

저는 평소 인터넷신문을 자주 보는데요. 제가 즐겨 보는 인터넷 신문에 정기적으로 연재되는 글이 있어요

여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정치적인 문제를 비판하는 칼럼인데, 제목이 그레샴 법칙의 나라에요.  

그레샴  법칙이라는 것이 어떤 법칙인가요? 경제 용어라는 것 같은데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트러스트 군이 그레샴 법칙에 대해서 좀 알려주세요~^^

 

 

 

 



 

 

 

“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

이 법칙은 16세기 영국의 금융업자이며 상인으로서 엘리자베스 여왕(Queen Elizabeth I)의 고문이었던 그레샴(Gresham, T.)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입니다.

 

이 무렵 정부에서는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이따금 순도가 떨어지는 동화나 은화를 생산해냈는데 이때 사람들은 순도가 높은 금화와 은화는 저장해두었다가 순도가 낮은 것만 사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시중에는 악화만 넘쳐나고, 양화는 유통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죠.

 

, 한 사회 내에서 귀금속으로서의 가치가 서로 다른 화폐(예를 들어 금화와 은화 따위)가 동일한 화폐가치로서 유통되는 경우, 귀금속 가치가 높은 화폐는 유통시장에서 사라지고 귀금속 가치가 작은 화폐만 유통된다는 것이죠.

 

그레샴의 법칙은 오늘날처럼 주화(鑄貨)가 아닌 신용화폐가 중심을 이룬 시대에 있어서는 역사적 사실의 뜻밖에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질 좋은 것 대신 질 나쁜 것이 넘쳐날 때를 가리켜 넓은 의미에서 사용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대에는 모든 국가에서 금속화 주화 대신 지폐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그레샴의 법칙은 현실적인 화폐 유통의 법칙으로서의 의미는 퇴색하고 역사적인 의미만 남았습니다. 대신에 선택 오류나 정보 부족으로 동종의 정책이나 상품 중 나쁜 것들이 좋은 것들을 압도하는 사회 병리 현상을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 그레샴의 법칙!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레샴의 법칙은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명예퇴직 제도를 통해 회사에 큰 기여가 없는 사람을 내보내려고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회사 측에서 노리는 것은 큰 기여를 하지 않는 인력인데, 오히려 능력 있는 직원이 퇴직금에 위로금까지 받고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직원 입장에서는 마침 이직을 생각하던 차에 명예퇴직을 함으로써 꿩 먹고 알 먹는 셈이 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본래 목적과 달리 능력 있는 인재를 잃고 거액의 퇴직금까지 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헤드헌팅도 이 사례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모유를 밀어낸 단맛 나는 두유

 

 

여러분 두유 좋아하시나요? 두유는 우유 수준으로 칼슘과 비타민D가 강화되어 있고 두유의 식물성 단백질은 근육형성을 도와 아이들 성장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토피에도 효과가 있는 아주 좋은 제품이죠.

그런데 두유가 국내에서는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젖먹이들의 모유 대용식으로 처음 만들어졌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애초 두유의 당도는 모유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유가 분유시장을 잠식하자 한 분유업체에서 기존 모유의 당도보다 높은 두유를 출시했습니다.

 

젖먹이 아기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젖먹이들은 단맛이 나는 두유를 맛본 이후 이것만 찾기 시작했습니다. 모유 당도의 두유를 내는 업체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고, 마침내 이 업체도 당도를 올린 두유를 내놓을 수 밖에 없었죠. 입맛이 오염되지 않은 젖먹이도 단맛 앞에서는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모유 당도의 두유가 시장에서 퇴출당한 사례입니다.

 


# 국산을 몰아낸 중국산


인터넷쇼핑몰에 초저가 저질 중국산 티셔츠가 판매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나쁘기 때문에 구매한 사람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악화(나쁜 상품)입니다. 그런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양화라고 볼 수 있는 품질 좋은 국내 티셔츠는 가격이 높기 때문에 잘 팔리지 않겠죠. 하지만 값싼 중국산 티셔츠는 잘 팔릴 것입니다. 그러면 국내 티셔츠업자들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국산 티셔츠를 싸게 팔 것인가, 품질이 낮은 중국산을 팔 것인가 양자 간 선택을 해야 하죠. 하지만 종국에는 국내 티셔츠업계가 손을 드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좋은 제품이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중국산 제품이라고 하면 싸구려, 저질상품, 위생불량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산은 과연 그런 제품만 있을까요? 중국산 제품에 이런 이미지가 붙은 것도 어찌 보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현상 중 하나입니다.

 

값싼 중국산 제품만 유통되다 보니, 질 좋은 중국산 제품은 값싼 저질상품에 밀려 사라진 것입니다. 결국 중국산이라고 하면 저질상품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게 된 것이죠.

 

 

그레샴의 법칙을 통해 단순한 경제 용어를 넘어서 실생활에도 적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그레샴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는 많이 있죠. 속담으로 따지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정도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발견한 그례삼의 법칙은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