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2 수도이자 제1 항도, 부산의 변화는 흥미진진합니다.
상전벽해라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인데요.
특히 해운대를 중심으로 한 그것의 우화(羽化)는 맨해튼을 연상시키며 바라볼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부산은 새로운 시간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면서도 도시가 지닌 역사성과 DNA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산에는 여전히 정 깊은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게 아닐까요? ^^
글 김동옥/ 사진 박민경/ 손글씨 김섭
# 고단한 가운데 웃음을 잃지 않는 자갈치 상인들
부산은 영화·영상타운과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 북항 재개발 등 10대 비전을 내놓으며 미래를 향해 바삐 나아가는 중입니다. 그 청사진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부산을 부산답게 만드는 풍경은 역시 따로 있습니다. 특히 중구 일대의 시장과 골목이 보여주는 정겨운 장면들이 그것이죠.
시간은 불가역적입니다.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 역사가 되고 문화를 형성합니다.
중구에는 그렇게 시간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먼저 대표적으로 자갈치시장을 들 수 있습니다.
태종대나 다대포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갈치시장은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으로 유명하죠.
남포동과 충무동에 걸쳐 있는 자갈치시장은 국내 최대의 어시장입니다. 본래 자갈밭이어서 자갈처(處)라 부르던 것이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500개가 조금 못 되는 소형 점포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하루 종일 찬바람을 맞아가며 버텨야 하는 고단한 삶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인들은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입니다.
펄떡 뛰는 활어부터 각종 해산물과 돔배기(포를 떠서 소금을 친 상어고기) 따위를 신기해하는 여행객들이 사진기를 들이대 노라면 “보이소 보이소, 돈은 내고 찍는교? 안 그라믄 이거 한 마리 사야 된대이” 웃으며 농을 치곤 합니다. ^^
부지런을 떨 수 있다면 새벽의 자갈치를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데요. 동이 트기 한참 전부터 어판장에서 경매가 열리기 때문이죠.
그날의 장사를 위해 상인들은 눈치코치 봐가며 수신호를 보내고 가격을 적어 보입니다.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어서 더 재미 있답니다. ^^
# 부산의 역사 그 자체인 시장과 골목
국제시장과 보수동 책방골목도 자갈치시장과 함께 여행지 목록에 넣어야 할 것들입니다. 그 두 곳은 자갈치시장 바로 곁에 있습니다. 북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국제시장, 그 다음이 보수동 책방골목입니다.
국제시장은 만물 백화점이라고 불립니다. 광복 직후 하나 둘씩 좌판이 모여 거대 시장을 발전한 곳인데요.
초창기에는 전쟁에 쓰였던 물건과 밀수품 등이 많았습니다. 현재는 기계·전기·의류·주방·전자·식료품 등 거의 모든 품목을 취급하고 있죠. 부산 사람들은 “거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곤 한답니다. ^^;;
국제시장은 골목이 잘 단장돼 있어서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각 품목별로 골목을 이루고 있어, 쇼핑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한국전쟁 이후 생긴 곳입니다. 이북에서 피난 온 손정린씨 부부가 헌책을 팔기 시작하면서 이 골목의 역사가 쓰여졌습니다.
패망한 일본인들이 남긴 서적과 미군부대에서 나온 잡지, 만화책 등을 사기 위한 수요가 제법 많았는데요. 그래서 그 필요에 의해 골목이 점점 넓어졌습니다.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보수동에는 70개가 넘는 헌책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약 50개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보물찾기하듯 헌책방들을 뒤지다 보면 뜻하지 않은 수확을 올릴 때가 있습니다. 작가의 친필사인이 들어 있는 책,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 우리나라에서는 발간되지 않았던 원서 등 지금도 보물은 보수동의 헌책방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자고 있습니다.
#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제도시
이제 소박한 시간들로부터 빠져 나와 화려한 풍경 속으로 들어갈 차례. 먼저 어두워지기 전에 황령산으로 향합니다. 해운대와 광안대교 일대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서죠.
남구, 수영구, 연제구, 부산진구 등에 걸쳐 있는 황령산(427m)은 힘들이지 않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뷰 포인트랍니다. ^^
하지만 만약에 잠깐 땀을 뺄 의향이 있다면 해운대구 북부에 가로 앉은 장산(634m)이 최고의 답입니다.
성불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약 40분쯤 오르면 장산 너덜지대 포인트가 나타납니다. 광안대교의 섹시한 S라인을 비롯해 센텀시티와 해운대의 아름다운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죠.
“서울에는 있고 부산에는 없는 게 물론 많겠지만,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푸른 바다가 부산에는 있다.‘낭만’의 또 다른 이름인 바다야말로 부산을 규정하고 돋보이게 만드는 결정적 차이다”
새벽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청사포로 나가길 추천합니다. 송정 조금 못 미쳐 자그마한 포구가 있는데, 여기가 청사포입니다.
푸른 뱀이 노닐던 포구(靑蛇浦)에서 어느 순간 푸른 모래가 있는 포구(靑沙浦)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등대나 해마루라 불리는 정자를 배경으로 한 일출경이 마음을 빼앗습니다.
일출의 시간이 끝나면 달맞이길에서 문화적 감수성을 고양시켜 볼 것을 추천합니다. 청사포 남쪽에 달맞이길이 있습니다.
현대적인 갤러리와 카페들이 이 길에 몰려 있는데요. 추리문학관과 바나나롱갤러리를 한 번쯤 찾아볼 만한 곳입니다.^^
아! 날씨가 험상궂지만 않다면 수영만 요트 경기장도 들려보시길 추천합니다.
부산 여행을 마무리할 즈음, 저축은행 해운대지점과 증권 남천동지점 직원들의 만남 자리에 잠시 함께했습니다.
저축은행 출범 이후 지점장들은 가끔 만나 친목을 도모하는 편이었으나 사원들까지 참석한 경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경성대 문화골목에 모였는데요. 점점 사라져가는 골목에 대한 향수를 살리고자 기획된 문화공간이죠.
건축가 최윤식 씨가 기획하고 만든 이곳에는 찻집, 갤러리, 소극장, 주점, 와인바 등이 있습니다.
‘2008 부산다운건축상’을 수상한 곳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부산 명소로 자리매김될 만한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먹해하던 직원들은 다가올 6월의 한마음 행사로 화제를 모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이제 저축은행 통합과 함께 ‘대신’이라는 이름으로 한 식구가 된 그들에게서 격의가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 여행을 행복하게 만드는 맛
입이 즐거워야 여행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다면 부산에는 어떤 맛들이 입을 즐겁게 할까요?!
[위 사진(가야밀면)출처: blog.daum.net/5131113/7870103]
[아래 사진(냉채족발) 출처: blog.naver.com/moriboram]
우선 가장 알아주는 것은 역시 밀면입니다. 특히 유명한 것은 바로 가야밀면(051-891-2483)!
조개구이는 청사포 쪽이 괜찮습니다. 한적한 바다를 곁에 끼고 있어 운치가 있기 때문이죠. ^^
특히 특별한 돼지족발이 있는데, 이것을 빼고 부산의 맛 이야기를 하면 섭섭합니다! 남포동 족발골목에 자리한 원조부산족발(051-245-5359)이 최고로 꼽히고 있습니다.
냉채 족발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저미듯 얇게 썬 족발에 해파리, 오이, 당근, 계란고명 등을 올린 다음 겨자소스를 뿌려 차갑게 먹는 음식인데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랍니다. ^^
# 여행을 편안하게 만드는 잠자리
[이미지 출처: cafe.naver.com/wowgeniehouse]
보고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서 잠을 자느냐이죠? 편하고 멋스러운 데를 찾자면야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다소 못 할지라도 게스트하우스에 묵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여행길에는 와우(051-747-0359, 010-8951-0959)에서 묵었습니다.
자동차 개발자였던 젊은 주인장이 꾸려가는 곳인데요. 토박이인 그는 부산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답니다. ^^
하나를 물으면 열두 가지 답이 줄줄. 밤에는 이따금 주인장 주최로 파티가 열리곤 합니다. 그는 ‘폭탄’ 전문가입니다. 생막걸리와 시원소주 그리고 사이다를 적정 비율로 섞어 여행객들을 초토화시키죠. ^^;;
# 여행 Tip
◆ ‘대신愛가득’이 제안하는 여행 동선
u 첫날: 보수동 책방골목→국제시장→비프광장→자갈치시장→장산 혹은 황령산 전망대 야경
u 둘째 날: 청사포 해오름→달맞이고개→수영만 요트 경기장→경성대 문화골목
◆ 혹시 더 궁금하다면!
u 부산광역시 관광진흥과 051-888-8254
u 부산문화관광해설사회 010-3831-7110
u 부산종합관광안내소 051-253-8253
출처: 본 내용은 대신그룹 사보 <대신愛가득> March + April호의 travel&leisure l <부산 여행>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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