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장에 가지 마라! 2편 - 이영철의 자산관리 & 재무설계
결실의 계절 가을도 어느새 절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온 거리에 단풍이 곱게 물들고, 바람도 제법 쌀쌀합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곧 겨울채비를 서둘러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필자는 올 가을을 무척이나 기대해 왔습니다. 3년 동안 손꼽아 기다리며 준비해온 해외 여행을 떠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3년 전 몽골과 연변지역을 다녀온 후 이번에는 중동의 화약고이자 세계 종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여행을 가기로 10명이 의기투합을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여행가기로 한 10명은 여행자금 마련을 위해 매월 10만원씩 갹출을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여행을 위한 ‘여행자금 굴리기’
다음은 여행자금을 잘 굴리기 위해 누가 책임지고 관리할 것이냐가 문제였습니다. 의논하던 중 증권사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필자에게 그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사실 이런 목적자금을, 그것도 공금을 운영한다는 게 무척 부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도 잠시, 크게 고민하지 않고 3년 만기 적립식 펀드투자를 결심했습니다.
필자의 경우 적립식 펀드를 직접 만들어 판매해 본 경험이 있고, 적립식펀드에 직접 투자해 재미를 봐왔던 터라 결과를 확신하고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잊어버리고 일상에 전념했습니다.
펀드선택은 신중하게 했습니다. 같은 유형의 펀드라 해도 결과는 천차만별 이거든요. 우선 국내펀드 중 자산운용사별 대표펀드와 펀드 스타일별 1, 2등 펀드를 기준으로 10개를 선별한 뒤 최근 5년간의 성과를 살펴보고 안정적으로 잘 관리해 온 ‘랜드마크펀드’로 최종 2개를 선정했습니다.
가치주 스타일펀드 1개와 배당주 스타일펀드 1개를 선정했는데 펀드 특징을 꼼꼼히 살펴보니까 설정규모가 5,000억원 내외이고 책임운용역도 그간 변동 없이 이름을 걸고 책임운용하고 있어서 신뢰가 갔습니다. 매년 수익률은 10% 내외로 ‘정기예금 + α’ 전략에도 부합되는 안성맞춤 펀드로 판단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개의 펀드에 50%씩 반반 투자를 시작하였습니다.
모두를 놀래킨 적립식 펀드의 위력
그로부터 약 3년 되는 날이 올 9월이었습니다. 9월이 되면 무조건 환매하여 여행자금으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자, 너무 놀라지 마십시요. 펀드의 누적수익률이 둘 다 25%~30%를 넘어섰습니다!!
연평균 약 10%정도가 되는 셈입니다.
정기예금 수준 이상만 되면 만족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수익률에 모두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결국 여행자금으로 넉넉히 지출하고도 남아 개인에게 잔여 금액을 분배해 주기까지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적립식 펀드투자의 유용성을 여러번 강조하고 추천했었지만 설왕설래하던 사람들이 이번 경험으로 적립식 펀드투자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며칠 지나면 우리 10명은 꿈에 그리던 성지 이스라엘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 여행을 마치고 나면 다시 3년 후 터키 여행을 준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적립식 펀드투자를 활용할 계획이고, 금액도 증액하여 15만원씩 자동이체하기로 했습니다. 회원들 개인적으로도 필자가 추천한 펀드에 목돈마련 저축 목적으로 적립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목돈 마련은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은행 적금이나 펀드, 심지어 부동산이나 실물자산에 투자할 때 멀리보고 묻어두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확신하고 시작했다면 인내를 가지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만 합니다.
물론 묻어두기 전략이 절대적인 법칙이 될 수는 없지만 많은 경우 평정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시장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 타고 머리를 써서 요리조리 투자하는 방식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투자 전문가도 아닌 일반투자자가 시장을 정확히 읽고 전략을 짜서 적시에 대응해 투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가장 큰 병폐중의 하나가 투자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입니다. 어떤 상품에 가입한 후 기대하는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거나 시장상황이 불안하다 생각되면 쉽게 해지하거나 적립을 중단해 버립니다. 조급증으로 단기시황에 일희일비합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냥 가만히 놔두고 기다렸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오히려 더 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를 할 때는 먼저 ‘나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무엇보다 자기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과 투자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원금 손실이 없는 확정금리상품에 복리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고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본 경험도 있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펀드를 선별하여 3년 이상 적립식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펀드 적립식투자를 했는데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좀더 투자기간을 늘려 환매에 유리한 시점이 왔을 때 실현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오르는 기간보다 내리거나 횡보하는 기간이 훨씬 오래입니다. 그래서 적립식 투자가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말(言) 같이 쉽지는 않겠지만 시간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여유 있게 접근하면 투자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결실의 계절, 투자에 만족스런 결과를 거두셨는지요?
매번 투자에 실망하셨다면, 지금이라도 적립식 투자를 시작해 보십시오.
믿고. 확신하고, 시간에 투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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