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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금융 경제/금융경제 상식/용어

높아지는 엔화 가치(엔고), 무엇이 문제?


엔화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여 이목을 끌고 있죠? 지난 2008년에는 1달러당 100엔을 웃돌던 엔화 값이 이제는 1달러당 75엔 수준으로까지 올라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요즘의 엔화 가치 상승은 유독 심한 것이어서 '수퍼엔고'라고 따로 불러야 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언론은 연일 엔화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을 발표하고, 각종 경제ž산업 뉴스마다 '엔고 때문'이라는 말들이 붙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엔화 값이 비싸지면 뭐가 어떻다는 건지!! 아리송해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트러스트군이 엔고 현상에 대해 정리해 드릴께요~^^

 

엔고, 왜?

 

요즘 엔화 가격이 높은 것은 '유럽과 미국 등 양대 선진경제권의 불안'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국이랑 유럽 경제가 안 좋다는 얘긴 많이 들었는데.... 일본 경제도 대지진 때문에 안 좋긴 마찬가지일텐데.....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일본 엔화는 오랜 기간 안전 자산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달러 다음으로 안전한 통화로 간주되어, 국가와 금융기관들이 선호하는 외화인 것이죠. 일본 채권의 대다수는 일본 국민이나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세계 경제 침체에도 일본 경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엔화가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것이기도 하죠. 2008년 이후 미국 경제의 불황으로 달러가 휘청거리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어 엔화가 강세를 띠게 됩니다.

 

그나마 예전에 엔화가 낮은 가격으로 유지되었던 이유는 일본의 낮은 금리로 인해 일본인들의 국외 투자(엔캐리 트레이드)가 성행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내에서 자본을 끌어다 외국(미국이나 한국 같은)의 고금리 채권 등에 투자하면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습니다. 엔화에 대한 수요도 많은데 공급도 많았다얘기가 되겠죠? 그래서 엔화에 대한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가 폭등하지는 않았답니다.

 

그러나 미국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불안불안해졌고 환율 리스크가 커지면서 엔화대출을 통한 일본인의 국외 투자가 줄어들게 되었죠. 그와 동시에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이 불안정해집니다. 다시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뭔가 빙빙 도는 느낌이죠^^;;;;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무엇이 문제?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엔고가 진행되면 수출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이라며 엔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정이야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엔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일본산 부품ㆍ소재에 의지하는 기업들입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같은 액수의 원화로 살 수 있는 엔화가 줄어들고, 살수 있는 원료의 양도 줄어들겠죠?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에서 많은 양을 수입한 부품 및 소재로는 플라스틱제품, 반도체 제조용 장비, 철 및 비합금강열연강판, 화학공업제품 등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수입해 실내용품을 제조하는 한 업체는 최근에 치른 결제대금으로는 플라스틱을 기존의 3분의 1밖에 가져오지 못했다고 하네요.

 

일본의 낮은 금리에 매력을 느껴 엔화로 사업자금을 대출받은 업체도 큰일입니다. 2008년 중반까지만 해도 엔화 대출 금리가 원화 대출 금리(당시 연 6~7%)보다 싸고 원 · 엔 환율(당시 980원)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엔화 대출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원 · 엔 환율이 최근 100엔당 1500원 이상으로 치솟자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기업이 엔화 대출 원리금을 갚기 위해서는 원화를 엔화로 바꿔야 하겠죠? 2008년 중반에는 1억원으로 1000만엔 이상의 엔화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1억5000만원이 있어도 1000만엔을 구할 수 없습니다. 원화로 환산한 원리금 부담이 50% 이상 늘어 버렸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엔고는 손해만?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나쁜 소식들만 들리는 것은 아니랍니다. 수입기업들에 반해 엔고 효과를 톡톡히 보는 수출기업도 있습니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은 원가를 절감하려고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해 가격경쟁력을 개선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1순위로 꼽힐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제품!!

 

한국은 가까이 있는데다가 품질과 기술이 뛰어나 일본 기업들이 선호하는 수입국 1순위로 꼽히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본 기업이 부품 수입을 늘리면 한국의 부품 생산업체들은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한국 제품을 수입했던 산업기계, 산업용 로봇, 선박부품 등이 이에 속하겠네요.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에 민감한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서 생산된 식품이나 약품 등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죠?

 

또한 국제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업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가됩니다. 엔화 상승에 의해 일본 제품 가격은 오르지만, 우리 제품 가격은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니까요. 경쟁력 확보는 각 기업의 대응와 생산 전략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순하게 말하기는 좀 어려운데요. 하지만 환율 문제만 놓고 보면 일본과 경쟁하는 자동차, 조선, 통신기기 등의 산업에는 엔고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당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분야도 있는데요. 바로 일본인 관광객의 증가랍니다.^^ 한국관광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지진 여파로 주춤했던 일본인 관광객 숫자가 5월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8월에는 30만명을 넘어섰고, 9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33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일본인 관광객 숫자가 늘고 그들의 소비액도 늘어나게 되어, 관광업계와 항공업계가 바빠졌다고 하네요.^^

 

 

엔고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 문제는 더 복잡해지는데요^^;;;; 엔화의 영향력이 크기는 하지만, 국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변수들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엔화 강세는 우리나라 주가를 상승시키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물결치는 국내 시장의 동향을 보시면 그 말이 꼭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실 수 있겠죠? 대체적인 경향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위에 말씀 드린 엔고효과를 보는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는데요.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는 자동차와 일부 전기전자(IT) 업종이 환율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업체들의 부품수입으로 인해 경쟁력 있는 자동차 등 부품업체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겠죠? 일본인 관광객 증가로 카지노, 관광 등 관광 관련 업종도 엔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엔고의 원인과 파장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 정도면 지인들과 엔고 뉴스들을 보시면서 난처해하지는 않으실 것 같네요^^ 엔화 가격이란 것이 워낙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변수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그 동향을 살펴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예측과 전망들이 나올 수 있죠. 하지만 투자를 하실 때는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셔야 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인 만큼 어느 한 순간에 다시 급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오늘 알려드린 정보들을 기초로 엔고 뉴스들 지켜보시면서 경제적 흐름에 항상 깨어있는 투자자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