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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금융 경제/금융경제 상식/용어

정크 본드가 무엇인가요?

Q. 트러스트군, 정크본드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세요~ (음00 , 34, 경기도 수원시)

 

트러스트 군!! 요즘 저희 형이 주식투자를 하는데요. 주식으로 돈을 좀 잃더니 요새는 정크본드인지 뭔지에 투자를 하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딱 단어만 들어도 이게 위험성이 클 거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정크본드가 정확히 어떤 투자상

품인가요  어머니께서 계속 물어보세요. 위험한 거 아니냐고요 ㅠ.

 

트러스트 군이 정크본드에 대해서 좀 알려주세요!!!

 

 

 

 

정크본드는 미국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서 평가한 등급 Ba1인 채권, 그리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에서 신용등급 BB 이하인 채권입니다. 정크본드라는 이름 외에도 하이 일드(High yield)채권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쓰레기 같은 채권 혹은 고수익의 채권이라는 뜻입니다. ‘쓰레기 같다면서 왜 고수익이지?’ 하고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습니다. 정크본드는 높은 이자율을 약속하면서 발행하거든요. 위험도가 높은 나쁜 채권이지만 그만큼 수익률 역시 높습니다.

 

정크본드는 미국 정크본드 시장의 대부로 유명했던 마이클 밀켄이 하위등급 채권을 정크라고 부른 데서 유래되었으며, 당시에는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이 발행한 채권 중 발행기업의 경영이 악화되어 가치가 떨어진 채권을 가리켰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성장성은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나 M&A(기업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가치가 낮은 채권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채권은 본래 회사가 사업자금을 충당할 목적으로 일반인 혹은 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라는 거 이미 다들 아실 것입니다. 채권에 대해서 이미 [대신QnA] 시간에 한차례 다룬 적이 있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분은 다시 한 번 읽어보세요!

 

 

채권은 일정기간 동안 해당금액을 빌리고 차후에 이자를 덧붙여 갚는 형식인데요. 그래서 만기와 이자, 그리고 액면가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회사가 채권을 발행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아무 회사의 채권이나 다 사지는 않겠죠? 예를 들어 휘청거리는 회사가 투자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3년 만기에 액면가 100원인 채권을 발행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채권을 100원에 판다고 하면 누가 사려고 할까요? 회사가 도산한다면 그 채권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므로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싸게 채권을 내놓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액면가 100원인 채권이지만 50원에 파는 것이죠. 몇몇 투자가들은 회사의 위험을 분석해 그러한 채권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만일 채권발행회사가 만기까지 정상적으로 존속한다면 채권구입자는 50원을 내고 100원을 받는 2배의 큰 이익을 얻는 것이니까요.

 

 

 

정크본드가 국제적으로 주목 받게 된 것은 미국의 마이클 밀켄의 등장 때문입니다. '정크본드의 왕', '정크본드의 마술사'로 불렸던 밀켄은 1980년대 당시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정크본드 시장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었죠. 당시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밀켄은 과거의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불량등급이 매겨진 정크본드 중에 실제로는 신용도가 높은 채권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본격적으로 정크본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대형 증권사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정크본드를 대량 인수해 투자자에게 다시 팔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이후 자금은 필요하지만 우량등급을 받을 수 없는 회사들도 정크본드 발행을 통해 새로운 자금조달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정크본드가 대출받는 것보다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1989년 밀켄이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되고, 또한 대규모로 정크본드를 구입했던 저축대부조합(S&L)들이 파산하면서 시장은 일시에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벤처 붐이 불며 신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등 유망 중소기업들이 정크본드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면서 정크본드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정크본드 시장이 전체 회사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크본드 시장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자금 수요자와 투자위험은 크지만 높은 수익을 원하는 자금 공급자를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인지도가 낮아 자금을 쉽게 빌릴 수 없는 중소·벤처기업들에 정크본드 시장은 중요한 자금조달 창구로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정크본드 시장이 크게 발달하지는 못한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에 정크본드 발행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졌는데, 이와 함께 총자산의 10% 이상을 투기등급채권에 투자하여 고수익을 노리는 '하이일드 펀드' 제도 등 정크본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조치가 속속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신용평가에 대한 신뢰가 낮아 정크본드 시장의 활성화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정크본드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정크본드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산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신용등급별 부도율, 부도 후 회수율 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필요하거든요. 미국에서 정크본드 시장이 활발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신용평가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신용평가에 대한 신뢰가 낮고, 또한 정크본드에 투자할 기관투자자들도 거의 없어서 발행이 미미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가진 신생기업들이 늘어나고, 고위험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정크본드 시장이 점차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 이제 정크본드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셨나요? 우리나라는 아직 시스템적으로 정크본드 시장이형성 되어 있지만,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미약한 상황입니다. 섣부른 투자는 앞을 내다보는 과감한 선택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과오로 남을 수 있다는 거 항상 명심하시고 철저한 분석 후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물론 혼자가 힘들다면 저희 대신증권이 도와드릴 거에요^^